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379
전체:
5,021,363

이달의 작가
2009.12.15 11:48

간밤에 내린 눈

조회 수 328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간밤에 내린 눈



이월란(09/12/10)



두 눈 속에 캄캄히 잠들었던 세상이 아침에 눈뜬
창마다 백지를 들고 서 있네
이제까지 서술해온 답지들은 모두 틀렸다고
다시 써내, 하는 하얀 청구서처럼
할 말이 많더구나, 어디 시작해봐 하는 것처럼
다시 첫 발자국을 찍어 보라네, 갓 태어난 것처럼
그렇게 색도 많고, 길도 많은 세상이 백지가 되었다네
저 순결한 땅을 밟으면 핸들을 쥔 두 손은
더욱 파리해질 것이네
바퀴들은 속력을 내지 못해 엉거주춤 헛돌기도 할 것이네
거울처럼 나를 비추기 시작하는 빙판길 위에 선 나는
두 발을 내려다 보는 것조차 힘겨우리네
백지 위에선 변명이나 해명보다는 나란히 걷는
네 개의 발자국이면 충분하다고
그래도 결백한 가슴으로
이별처럼 시린 눈은 한 번도 맞아 보지 못한  
맑은 이마로 달려가 나는 그냥, 말하겠네


눈이 왔어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 갈증 이월란 2010.06.07 422
64 간헐천 이월란 2008.09.13 218
63 간장종지 이월란 2008.05.09 322
62 간이역 이월란 2008.05.09 289
» 간밤에 내린 눈 이월란 2009.12.15 328
60 각주 좀 달지마라 이월란 2009.08.13 409
59 각角 이월란 2010.08.08 386
58 가짜 귀고리 이월란 2016.09.08 115
57 가지치기 이월란 2008.07.13 220
56 가을주정(酒酊) 이월란 2008.05.10 276
55 가을이 오면 이월란 2008.05.10 255
54 가을의 뒷모습 이월란 2008.05.08 389
53 가을소묘 이월란 2008.05.10 296
52 가을귀 이월란 2009.11.25 353
51 가을 혁명 이월란 2009.09.23 340
50 가을 죽이기 이월란 2009.11.16 315
49 가윗날 이월란 2008.09.13 221
48 가시목 이월란 2008.05.10 385
47 가시나무새 이월란 2010.03.22 390
46 가시 이월란 2010.08.08 376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