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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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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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선 물 흐르는 소리가 나요



이월란(09/12/16)



그래서 난 마른 땅에서도 홈빡 젖고 말지요
떠내려가는 나를 붙잡으려
엔진도 바퀴도 없이 흐르는
매일 다른 물이 흐르는 당신 곁을 떠날 수 없어


물은 흘러도 물 속의 나는 흐르지 않아
골짜기처럼 여윈 소리
강물처럼 시린 소리
바다처럼 푸른 소리
모두 가두어버린 환청의 감옥을 쌓았지요


어젠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근심이었는데
오늘은 강물로 출렁이는 열정이었는데
내일은 바다로 깊어진 푸른 고뇌일까요
당신은 바다처럼 넓어지고 깊어만지는데
나는 왜 섬처럼 붙박여


흐르는 물도 돌은 굴리지 못해
나는 무거워만 지네요
눈 앞에서도 꿈처럼 물 흐르는 소리가 나요
오늘도 어제처럼 물 흐르는 소리가 나요


한번도 같은 마음에 발을 담근 적이 없어
나는 나처럼 자꾸만 떠나보내야만 했지요
저 먼 바다로 바다로
자꾸만 멀어지는 수많은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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