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5
어제:
276
전체:
5,025,537

이달의 작가
2010.01.04 13:54

흰긴수염고래

조회 수 545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흰긴수염고래



이월란(09/12/31)
  


(지상에서 가장 거대한 동물, 흰긴수염고래)


코끼리만한 혀로 나를 핥으며 집채같은 이빨로 나의 영토를 헤집던 꿈속의 세월 앞에서 나는 휑하니 비어버린 살점들을 채우느라 토실토실한 문장들을 살 속에 구겨넣으며 살았다고, 레드 데이터북의 멸종위기 리스트에 오른 150톤의 시간은 연약한 약탈자들과의 혈전에서 심심찮게 투항했다 수천억마리의 크릴 같은 육신을 삼키며 잠수를 했다 솟아오르는데 쥐라기의 지층에 묻힌 디노사우르의 화석보다 큰 세월의 척추가 휘는 소리, 신선한 공기를 위해 수면 위로 뛰어오를 때마다 남극의 빙산 아래로 수몰하는 나는 살아 헤엄치는 거대한 산을 오르는 나의 발은 공룡의 발자국처럼 느려지고 싶다


성큼, 건너뛰어버린 달력의 숫자들이 파먹혀버린 새우껍질처럼 와르르 쏟아져 내리고 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45 빨간 불이 들어온지 꽤 되었어요 이월란 2008.11.15 305
644 전. 당. 포. 이월란 2008.11.17 242
643 첫눈 2 이월란 2008.11.17 252
642 횡설수설 악플러-----영혼말이 이월란 2008.11.18 193
641 새떼 이월란 2008.11.19 238
640 그리움 이월란 2008.11.19 247
639 매일 떠나는 풍경 이월란 2008.11.21 259
638 낙엽 이월란 2008.11.23 286
637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2008.11.23 320
636 詩3 이월란 2008.11.25 242
635 詩4 이월란 2008.11.25 237
634 찬밥 이월란 2008.11.26 321
633 당신은 늘 내 몸에 詩를 쓴다 이월란 2008.11.26 390
632 빨간 구두* 1 이월란 2008.11.30 338
631 빨간 구두* 2 이월란 2008.11.30 282
630 그녀에게* 이월란 2008.11.30 267
629 빨래를 개면서 이월란 2008.12.02 291
628 지우개밥 이월란 2008.12.02 274
627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이월란 2008.12.04 314
626 밤눈 이월란 2008.12.04 289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