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31
어제:
353
전체:
5,022,838

이달의 작가
2010.01.29 09:07

Ms. Jerilyn T. Solorzano

조회 수 441 추천 수 3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Ms. Jerilyn T. Solorzano



이월란(10/01/26)



칼같은 시간에 여유 있는 걸음으로 타박타박 걸어와
탁자 옆에 코트를 슬로우모션으로 벗어놓는 여자
책 한 권 달랑 꺼내 놓고 인사 한마디 없이
흥미없는 기억을 떠올리듯 저 게으른 눈동자
혀끝의 모터만은 최첨단이다
멍하니 입술만 쳐다보다, 페이지는 언제 말한건지
헐레벌떡 책장을 넘겨야만 한다
중간책상에 한 번씩 걸터앉는 엉덩이마저 차가운 여자
시를 많이 읽고 쓰라는 그녀는
성의 없이 프린터한 스케줄도 히떡히떡 던져주기 일쑤다
첫시간부터 700페이지의 교재를 종횡무진 누비는
그녀의 차가운 입술엔 냉담하고도 철저한 교수법이
못된 버릇처럼 숨어 있다


임신 5개월에 어그부츠가 잘 어울리는
러시아 소녀의 중대 목표는
학기말까지 아이를 출산하지 않는 것
그 여자, 설명 한 번 차근차근 해준 적이 없어
혼자 지껄이다 나가버리잖아
(그래, 첫 아이의 발길질로 깔깔대기엔
나의 아이들은 세상 밖에서 이미 장성해 있고
따뜻한 강의실만 찾아다니기엔
발품 팔며 걸어온 나의 길은 이미 너무 길다)
그 여자 수업, 난 곧바로 드랍했어
왜?
역시, 싸늘한 얼음공주의 이름은 너무 길었다
Because She's Bitch!


(최근에 쓴 시를 가져오라고 한다면 난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제목과 마지막 행을 한글로 바꾸는 것을)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5 시가 내게 오셨다 이월란 2009.08.13 441
» Ms. Jerilyn T. Solorzano 이월란 2010.01.29 441
183 집 속의 집 이월란 2010.07.09 441
182 요가 이월란 2010.09.20 441
181 눈이 목마른, 그 이름 이월란 2010.11.24 441
180 B and B letter 이월란 2010.12.14 441
179 사막식당 이월란 2009.06.17 442
178 주차위반 이월란 2010.02.28 442
177 눈별 이월란 2010.03.15 442
176 단풍론 이월란 2010.07.09 442
175 투어가이 이월란 2010.12.26 442
174 동시 7편 이월란 2008.05.09 443
173 그녀는 동거 중 이월란 2009.05.12 443
172 안개 이월란 2010.03.30 443
171 대박 조짐 이월란 2011.12.14 443
170 전설의 고향 이월란 2010.12.14 444
169 마로니에 화방 이월란 2009.08.06 445
168 푸드 포이즌 이월란 2009.12.20 445
167 회灰 이월란 2010.07.19 445
166 악몽 이월란 2008.05.08 446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