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5
어제:
1,016
전체:
5,019,950

이달의 작가
2010.01.29 09:07

Ms. Jerilyn T. Solorzano

조회 수 441 추천 수 3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Ms. Jerilyn T. Solorzano



이월란(10/01/26)



칼같은 시간에 여유 있는 걸음으로 타박타박 걸어와
탁자 옆에 코트를 슬로우모션으로 벗어놓는 여자
책 한 권 달랑 꺼내 놓고 인사 한마디 없이
흥미없는 기억을 떠올리듯 저 게으른 눈동자
혀끝의 모터만은 최첨단이다
멍하니 입술만 쳐다보다, 페이지는 언제 말한건지
헐레벌떡 책장을 넘겨야만 한다
중간책상에 한 번씩 걸터앉는 엉덩이마저 차가운 여자
시를 많이 읽고 쓰라는 그녀는
성의 없이 프린터한 스케줄도 히떡히떡 던져주기 일쑤다
첫시간부터 700페이지의 교재를 종횡무진 누비는
그녀의 차가운 입술엔 냉담하고도 철저한 교수법이
못된 버릇처럼 숨어 있다


임신 5개월에 어그부츠가 잘 어울리는
러시아 소녀의 중대 목표는
학기말까지 아이를 출산하지 않는 것
그 여자, 설명 한 번 차근차근 해준 적이 없어
혼자 지껄이다 나가버리잖아
(그래, 첫 아이의 발길질로 깔깔대기엔
나의 아이들은 세상 밖에서 이미 장성해 있고
따뜻한 강의실만 찾아다니기엔
발품 팔며 걸어온 나의 길은 이미 너무 길다)
그 여자 수업, 난 곧바로 드랍했어
왜?
역시, 싸늘한 얼음공주의 이름은 너무 길었다
Because She's Bitch!


(최근에 쓴 시를 가져오라고 한다면 난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제목과 마지막 행을 한글로 바꾸는 것을)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5 이월란 2010.04.05 449
864 내 그리움에선 단내가 난다 이월란 2009.08.25 448
863 봄눈 1 이월란 2010.04.05 448
862 매일 짓는 집 이월란 2010.08.22 447
861 악몽 이월란 2008.05.08 446
860 바이바이 스노우맨 이월란 2011.01.30 446
859 마로니에 화방 이월란 2009.08.06 445
858 푸드 포이즌 이월란 2009.12.20 445
857 회灰 이월란 2010.07.19 445
856 전설의 고향 이월란 2010.12.14 444
855 동시 7편 이월란 2008.05.09 443
854 그녀는 동거 중 이월란 2009.05.12 443
853 안개 이월란 2010.03.30 443
852 대박 조짐 이월란 2011.12.14 443
851 사막식당 이월란 2009.06.17 442
850 주차위반 이월란 2010.02.28 442
849 눈별 이월란 2010.03.15 442
848 단풍론 이월란 2010.07.09 442
847 투어가이 이월란 2010.12.26 442
846 시가 내게 오셨다 이월란 2009.08.13 441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