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by 이월란 posted Feb 1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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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월란(10/01/30)



그녀가 왔다, 갑자기
오래전 눈물자국으로 눈밑에선 그늘이 자라 있고
살짝 웃는 입술 사이론 바다가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딴전 피우는 눈속에서 물고기 한 마리
미리 뛰쳐나와 탁자 위에서 숨을 거두고 있다
나는 그녀의 눈속으로 걸어들어가려다
이내 발길을 돌린다
웬일이니, 돌아서며 묻는데
그녀의 입속에서 바다가 터져나오기 전에
내가 먼저 대답한다
바람나기 전에 바람 좀 쐬려고
그녀는 삼인칭 대명사
그녀는 항간의 계집종
그녀는 앙다문 어금니
오래 전 나의 기슭이었으므로
내일 아침, 나의 노을이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