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3
어제:
1,016
전체:
5,019,968

이달의 작가
2010.02.12 12:35

병신춤

조회 수 458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병신춤



이월란(10/02/02)



그는, 한 때 그렇게 살았단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수업 받고, 1시 반부터 밤 10시까지 근무하고
퇴근 후 바로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던 식당에 가서 설거지 하고
그래도 행복했었단다


마켓을 인수하곤 새벽 5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까지 오버타임하고
퇴근 후 마켓에서 자정까지 비디오 돌리고, 그냥 마켓바닥에서 자다가
다시 출근을 했었단다


그래도 한계는 늘 내부보다는 외부에 있었다고
그는 이제, 번지르르 벌려놓은 사업체들을 또 삐까뻔쩍 더 높이
쌓아 올리려 고심 중일까
장사치도 10년이 넘어야 알아준다는 이 더러운 세상에서
돈줄이면 목숨도 엎드린다는 이 기묘한 세상에서


유명세에 들러붙으면 철자법도 만들어낼 수 있는 이 신비한 세상에서
아부만 잘해도 진국이 되어 출렁이는 눈 뒤집히도록 즐거운 세상에서
분칠한 고고한 입술들이 하나같이 밑구녕에 붙어 있는 세상에서
창녀보다 더 창녀스러운 세상에서


아, 이 눈부신 세상에서 그만 눈이 멀어버리셨군요
장님 앞에서 고가의 지팡이를 선전하고 있는 저 현란한 거리의 간판들
병신 눈에도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제대로 장단을 맞추어야지요
더러운 목숨도 찬란히 유지하기 위해


그가 말하던, 이 더럽은 세상에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05 미래로 가는 키보드 이월란 2010.01.19 472
904 헌혈카페 이월란 2010.06.07 472
903 몸길 이월란 2010.10.29 472
902 치병(治病) 이월란 2008.05.07 471
901 날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이월란 2011.05.31 470
900 당신에게선 물 흐르는 소리가 나요 이월란 2009.12.20 468
899 휠체어와 방정식 이월란 2010.03.15 467
898 치과에서 이월란 2009.12.31 466
897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월란 2010.03.22 466
896 상상임신 3 이월란 2010.04.23 465
895 이별을 파는 사람들 이월란 2008.05.08 464
894 호텔 YMCA, 채널1 이월란 2010.05.25 464
893 어릴 때 나는 이월란 2011.05.10 464
892 사랑을 달아보다 이월란 2011.10.24 464
891 하늘 주유소 이월란 2011.12.14 464
890 바람개비 이월란 2010.08.22 463
889 오줌 싸던 날 이월란 2009.01.16 462
888 마지막 키스 이월란 2010.06.28 462
887 너에게 가는 길 이월란 2008.05.08 460
886 깡패시인 이월란 2010.01.07 46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