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44
어제:
353
전체:
5,022,851

이달의 작가
2010.02.28 08:18

자동 응답기

조회 수 506 추천 수 3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자동응답기



이월란(10/02/26)



미처 들려지지 못한 수화기 밑에 깔려 있는 두 목소리


링컨 같은 목소리가 먼저 말을 하지
네브래스카 링컨은 끔찍하게 못생긴 곳이야
유타보다 훨씬 추워 한국식당도 없어
야트막한 산 하나 보이지 않는 사막이야


후훗, 빨리 와 따뜻한 나라로
겨울햇살을 넣고 끓인 김치찌개가 기다리고 있을거야


도착하면 전화할께 8번으로 오면 돼
  

쌍둥이 빌딩이 주저앉기 전, 옛날 옛날, 아주 오래 전 옛날엔
창 밖에 비행기를 자가용처럼 세워두고 포옹과 키스를 나누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아라비아 숫자 밑에서 접선하는 테러리스트들처럼
번개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면 그만이지


링컨은 김치찌개를 먹고 있고
사라지면 그만이지


막이 내리면 The End 라는 자막이 엉금엉금, 심심하게 올라올 것이고
지루한 영화였다는 듯


삭제 버튼이 가슴 중앙에 유두처럼 박혀 있어
두 개의 영혼이 서로를 도청하기엔 너무 낯뜨거운 세월이잖아


지워진 목소리가 살아있는 목소리를 수시로 도청할지라도
영혼은 어느 곳에서도, 부재 중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 경계인 2 이월란 2009.06.01 366
84 격자무늬 선반 이월란 2008.05.27 341
83 겨울약속 이월란 2008.05.08 362
82 겨울새 이월란 2008.05.10 276
81 겨울비 이월란 2011.03.18 434
80 겨울 갈치 이월란 2009.08.29 601
79 걸어오는 사진 이월란 2009.01.13 342
78 걸어다니는 옷 이월란 2008.05.10 272
77 걱정인형 이월란 2009.12.03 357
76 거울 속 페로몬 이월란 2009.03.21 332
75 거울 이월란 2009.12.03 332
74 거부 이월란 2008.05.09 282
73 갱신(更新) 이월란 2008.05.09 313
72 개작(改作) 이월란 2009.03.21 241
71 개그 이월란 2010.07.19 422
70 개가(改嫁) 이월란 2009.02.08 268
69 같이 이월란 2008.05.10 220
68 강촌행 우등열차 이월란 2010.06.07 662
67 감원 바이러스 이월란 2008.11.04 243
66 갈피 이월란 2010.11.24 346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