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0
어제:
225
전체:
5,032,789

이달의 작가
2010.04.13 15:15

기다림 2

조회 수 356 추천 수 4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기다림 2



이월란(10/04/06)



나물을 다듬는다
시들어버린 시금치도 다듬는다
변색하기 시작하는 콩나물도 다듬는다
죽은 잎이 늘어나기 시작한 미나리도 다듬는다
뼈 없는 두부도 생각 없이 숭덩숭덩 썰어 넣고
된장찌개도 끓인다
양념을 차례차례 불공드리듯 챙겨 넣는다
다듬은 것들은 다시 데친다
어떤 것들은 물만 빠지게 얹어둔다
똑똑 초침처럼 물이 빠지면
똑같은 양념들을 제각기 다른 양만큼 섞어 넣고
조물조물 시간을 무친다
맛을 본다
간을 맞춘다
혀는 기억이 없다
살아 있는 것들을 다 죽여도
시간만 살아 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5 그녀 이월란 2010.02.12 354
444 불가사의(不可思議) 이월란 2008.05.08 355
443 과연, 이월란 2010.05.30 355
» 기다림 2 이월란 2010.04.13 356
441 안나푸르나 이월란 2010.05.30 356
440 걱정인형 이월란 2009.12.03 357
439 기적 이월란 2010.05.02 358
438 타인 이월란 2008.05.08 359
437 소낙비 이월란 2008.05.09 359
436 자식 2 이월란 2010.11.24 359
435 장원급제 이월란 2008.05.08 360
434 등 굽은 여자 이월란 2008.05.10 360
433 오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은 이월란 2009.11.11 360
432 이월란 2010.02.12 360
431 사이버 게임 이월란 2011.10.24 360
430 나의 사람아 이월란 2008.05.10 361
429 플라톤의 옷장 이월란 2012.01.17 361
428 겨울약속 이월란 2008.05.08 362
427 손목에서 맥박처럼 뛰고 있는데 이월란 2008.05.10 362
426 촛불잔치 이월란 2008.05.10 362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