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5
어제:
276
전체:
5,025,587

이달의 작가
2010.05.18 15:14

합승

조회 수 337 추천 수 3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합승


이월란(10/05/14)


초등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지하철도 버스도 성대한 졸업식을 치른 후
야경 속에 혈관처럼 누워 있는 길들마저 늙어 있다
유년의 사투리를 무형문화재처럼 버리지 못한
중년의 친구는 낯선 택시 안에서 그랬다
한동안
오랫동안
난, 늘 불안했었지
너의 詩들은 널 더 이상 불안하게 하지 않겠구나
2400원의 기본요금이 눈 깜빡할 사이
금방 나이가 드는 것처럼
이제 곧 내려야 할 세월이 아직도 질주를 하는데
총알택시처럼 살아낸 서로의 날들을
단 하루도 알지 못하는 서먹한 얼굴이,
나란히 살아오면서도 마주 대하기 싫었던
내 속의 나처럼 낯설지가 않다
땅 위에 두 발 닿은 사람 치고 불안하지 않은 사람 있을까
우린 늘 선택해야만 했고
선택하지 않은 길들을 보며 불안해야만 했다
빙 둘러가면서도 나를 바래다 준 낯선 친구 옆에서
내 몫의 택시비를 챙기려다 그만 두었다
사는게 뭔지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은 얼굴이 되어, 친구가 그랬다
나 돈 잘 벌어
불안한 과거처럼 부웅 떠나버린 택시 뒤에서
내린 사람인지 탈 사람인지 분간을 못하는 빈택시 하나
불안한 속도로 지나가고 있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합승 이월란 2010.05.18 337
284 기억과 사진 이월란 2010.05.21 369
283 픽션과 논픽션 이월란 2010.05.21 499
282 섬 2 이월란 2010.05.21 407
281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 2010.05.21 594
280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이월란 2010.05.21 503
279 노교수 이월란 2010.05.25 349
278 큰 바위 얼굴 이월란 2010.05.25 412
277 외로운 양치기 이월란 2010.05.25 701
276 호텔 YMCA, 채널1 이월란 2010.05.25 464
275 죽어도 싸다 이월란 2010.05.25 366
274 날씨, 흐림 이월란 2010.05.30 393
273 안나푸르나 이월란 2010.05.30 356
272 손밥 이월란 2010.05.30 550
271 과연, 이월란 2010.05.30 355
270 밤비 이월란 2010.05.30 400
269 갈증 이월란 2010.06.07 422
268 오타사죄 이월란 2010.06.07 377
267 강촌행 우등열차 이월란 2010.06.07 662
266 헌혈카페 이월란 2010.06.07 472
Board Pagination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