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
어제:
306
전체:
5,022,929

이달의 작가
2010.05.21 04:52

고시생 커플룩

조회 수 594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10/05/19)



작년에 본 그녀는, 그녀의 바이올린이 더없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모델 지망생처럼 보였었다. 부위별로 다듬어진 몸매는 슬림에 가까웠고 화장과 옷차림은 유행의 첨단을 걷고 있었다. 일 년만에 다시 본 그녀는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싹뚝 자른 단발머리, 추리닝과 운동화, 킬힐이 전혀 지탱해주지 못할 것만 같은 체중으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 보였다. 처음이자 마지막 애인이라며 데리고 나온 청년이 고시원에서 살고 있단다. 또각또각 힐 소리는 예의가 아니라고 벗어던지고, 반짝반짝 꾸며댔던 외모는 가식이라 벗어던지고, 밥 챙겨주느라 같이 먹어 댄 그녀는 단 한 벌의 애인만을 당당히 입고 있었다. 검은 옥가락지 같은 커플링이 저리 화려할 수가 없다. 나란히 선 네 개의 검은 운동화가 저리 눈부실 수가 없다. 가식의 색상이나 채도로는 칠할 수 없는, 명도만으로도 호화로운 저 무채의 색상들, 위대한 건 여전히 ‘사랑’이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5 식기 세척기 이월란 2010.06.12 435
764 캔들 라이트 이월란 2010.06.12 416
763 헌혈카페 이월란 2010.06.07 472
762 강촌행 우등열차 이월란 2010.06.07 662
761 오타사죄 이월란 2010.06.07 377
760 갈증 이월란 2010.06.07 422
759 밤비 이월란 2010.05.30 400
758 과연, 이월란 2010.05.30 355
757 손밥 이월란 2010.05.30 550
756 안나푸르나 이월란 2010.05.30 356
755 날씨, 흐림 이월란 2010.05.30 393
754 죽어도 싸다 이월란 2010.05.25 366
753 호텔 YMCA, 채널1 이월란 2010.05.25 464
752 외로운 양치기 이월란 2010.05.25 701
751 큰 바위 얼굴 이월란 2010.05.25 412
750 노교수 이월란 2010.05.25 349
749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이월란 2010.05.21 503
»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 2010.05.21 594
747 섬 2 이월란 2010.05.21 407
746 픽션과 논픽션 이월란 2010.05.21 499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