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1
어제:
276
전체:
5,025,503

이달의 작가
2010.05.21 04:52

고시생 커플룩

조회 수 594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10/05/19)



작년에 본 그녀는, 그녀의 바이올린이 더없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모델 지망생처럼 보였었다. 부위별로 다듬어진 몸매는 슬림에 가까웠고 화장과 옷차림은 유행의 첨단을 걷고 있었다. 일 년만에 다시 본 그녀는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싹뚝 자른 단발머리, 추리닝과 운동화, 킬힐이 전혀 지탱해주지 못할 것만 같은 체중으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 보였다. 처음이자 마지막 애인이라며 데리고 나온 청년이 고시원에서 살고 있단다. 또각또각 힐 소리는 예의가 아니라고 벗어던지고, 반짝반짝 꾸며댔던 외모는 가식이라 벗어던지고, 밥 챙겨주느라 같이 먹어 댄 그녀는 단 한 벌의 애인만을 당당히 입고 있었다. 검은 옥가락지 같은 커플링이 저리 화려할 수가 없다. 나란히 선 네 개의 검은 운동화가 저리 눈부실 수가 없다. 가식의 색상이나 채도로는 칠할 수 없는, 명도만으로도 호화로운 저 무채의 색상들, 위대한 건 여전히 ‘사랑’이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 2010.05.21 594
744 섬 2 이월란 2010.05.21 407
743 픽션과 논픽션 이월란 2010.05.21 499
742 기억과 사진 이월란 2010.05.21 369
741 합승 이월란 2010.05.18 337
740 낯선 곳에 가면 이월란 2010.05.18 475
739 향수(鄕愁) 이월란 2010.05.18 639
738 도시인 이월란 2010.05.18 362
737 마음의 병 이월란 2010.05.18 409
736 기적 이월란 2010.05.02 358
735 I-대란 이월란 2010.04.27 377
734 P.O.W. 이월란 2010.04.27 436
733 어린 결혼 이월란 2010.04.27 413
732 피사의 사탑 이월란 2010.04.23 455
731 상상임신 3 이월란 2010.04.23 465
730 잃어버린 詩 이월란 2010.04.23 347
729 주중의 햇살 이월란 2010.04.23 330
728 그리움 5 이월란 2010.04.23 364
727 매핵기(梅核氣) 이월란 2010.04.23 382
726 피터 팬 증후군 이월란 2010.04.18 520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