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2
어제:
379
전체:
5,021,415

이달의 작가
2010.05.21 04:52

고시생 커플룩

조회 수 594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10/05/19)



작년에 본 그녀는, 그녀의 바이올린이 더없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모델 지망생처럼 보였었다. 부위별로 다듬어진 몸매는 슬림에 가까웠고 화장과 옷차림은 유행의 첨단을 걷고 있었다. 일 년만에 다시 본 그녀는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싹뚝 자른 단발머리, 추리닝과 운동화, 킬힐이 전혀 지탱해주지 못할 것만 같은 체중으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 보였다. 처음이자 마지막 애인이라며 데리고 나온 청년이 고시원에서 살고 있단다. 또각또각 힐 소리는 예의가 아니라고 벗어던지고, 반짝반짝 꾸며댔던 외모는 가식이라 벗어던지고, 밥 챙겨주느라 같이 먹어 댄 그녀는 단 한 벌의 애인만을 당당히 입고 있었다. 검은 옥가락지 같은 커플링이 저리 화려할 수가 없다. 나란히 선 네 개의 검은 운동화가 저리 눈부실 수가 없다. 가식의 색상이나 채도로는 칠할 수 없는, 명도만으로도 호화로운 저 무채의 색상들, 위대한 건 여전히 ‘사랑’이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5 관계 이월란 2011.01.30 495
104 관(棺) 이월란 2010.03.05 453
103 과연, 이월란 2010.05.30 355
102 과수원댁 이월란 2009.10.08 367
101 곶감 이월란 2008.05.08 398
100 공항대기실 이월란 2008.05.09 298
99 공항 가는 길 이월란 2021.08.16 53
98 공존 이월란 2011.09.09 222
97 공갈 젖꼭지 이월란 2012.02.05 663
96 골탕 이월란 2009.07.27 263
95 고해 이월란 2011.10.24 299
94 고통에 대한 단상 이월란 2008.05.10 277
93 고인 물 이월란 2011.09.09 270
92 고양이에게 젖 먹이는 여자 이월란 2008.05.10 651
»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 2010.05.21 594
90 고스트 이월란 2009.02.14 253
89 고별, 낙엽의 마지막 춤 이월란 2008.05.10 308
88 고백 이월란 2010.12.14 362
87 고문(拷問) 이월란 2008.05.08 539
86 고래와 창녀 이월란 2010.01.29 573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