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1
어제:
338
전체:
5,022,160

이달의 작가
2010.05.21 04:53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조회 수 503 추천 수 4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이월란(10/05/20)



산이 자꾸만 불러 산으로 간 그는 산에 한 번씩 벌렁벌렁 드러누워 산이 되었다 벼랑이 다리를 벌리고 오라 할 때마다 성기 같은 몸을 벌떡 세워 내려 꽂히고 싶었다 사업은 간단히 파산했고 다시 기어들어간 직장은 예전 같지 않았다 심마니 친구에게 일찌감치 일러 놓았다 내가 죽으면 나를 데리고 내려가지 마라 환절마다 춤추는 산의 오르가슴이 될테니까

바다가 자꾸만 불러 바다로 간 그는 바다 위에 한 번씩 출렁출렁 드러누워 바다가 되었다 한 번씩 체위를 바꿔 보자고 덮칠 때마다 세상에 없는 자웅동체가 되어 뼈와 살 속에 시퍼런 물을 가득 채우고 싶었다 뭍에 붙박여 사는 모든 것들이 바람의 몸을 빌어 난잡한 춤을 출 때마다 차라리 흐르다 까무러치고 싶었다 어미의 양수처럼 다시 나를 받아 줄테니까

시가 자꾸만 불러 시에게로 간 그는 한 번씩 아른아른 드러누워 시가 되었다 질처럼 애액이 솟구치는 행간마다 발기된 욕망을 심어 두었다 들어가자마자 끝이 보이는 육신의 구멍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 속에서 헤어나오지 않는 것이 차라리 편했다 이리저리 옮겨 다녀도 패륜아가 되지 않는 백지 위의 세상은 문법이 틀리고 시제가 뒤섞여도 시가 되어 그의 어둠을 밤새 안아 줄테니까

?

  1. 합승

  2. 기억과 사진

  3. 픽션과 논픽션

  4. 섬 2

  5. 고시생 커플룩

  6.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7. 노교수

  8. 큰 바위 얼굴

  9. 외로운 양치기

  10. 호텔 YMCA, 채널1

  11. 죽어도 싸다

  12. 날씨, 흐림

  13. 안나푸르나

  14. 손밥

  15. 과연,

  16. 밤비

  17. 갈증

  18. 오타사죄

  19. 강촌행 우등열차

  20. 헌혈카페

Board Pagination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