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2
어제:
232
전체:
5,033,207

이달의 작가
2010.05.25 11:01

큰 바위 얼굴

조회 수 412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큰 바위 얼굴


이월란(10/05/22)


모래바람 몰아칠 때, 나는 몰랐죠
따끔따끔 눈물 아래 입과 코를 틀어 막고 나면
그리고 돌아보면 굳어버린다는 저 바람의 시간을 몰랐던거죠
출처를 몰랐던 잔돌 부스러기 아프기만 했었는데
불어 불어 불다가 눈 밖에서 저리 뭉쳐버린다는 거대한 덩치가
용안의 복면을 쓴 준수한 세월이란 사실을 몰랐던거죠
내 험상궂고도 작은 얼굴로 스쳐지나갈 때마다
부르고 두드리고 울어도 대답 없는 어제들, 그제들
입을 만들고 코를 만들고 눈을 만들어
얼굴이 되어버리는 바람의 습성을 나는 몰랐던거죠  
부딪칠 때마다 병아리의 핏줄이 선명한 계란처럼 깨어져도
한 번씩 만져 보아요, 숨소리가 들리는지, 깨어진 내가 보이는지
인공호흡이라도 시켜 보아요, 외꽃 한 점 피어 있지 않은데
아직도 만들어지고 있는 저 바람의 얼굴을 만져 보아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5 휴대폰 사랑 이월란 2008.05.10 337
764 병상언어 이월란 2008.05.10 225
763 너를 쓴다 이월란 2008.05.10 268
762 미몽(迷夢) 이월란 2008.05.10 343
761 비상구 이월란 2008.05.10 257
760 식상해질 때도 된, 하지만 내겐 더욱 절실해지기만 하는 오늘도 이월란 2008.05.10 301
759 Daylight Saving Time (DST) 이월란 2008.05.10 249
758 사랑 6 이월란 2008.05.10 227
757 이별이 지나간다 이월란 2008.05.10 285
756 나, 바람 좀 피우고 올께 이월란 2008.05.10 307
755 등 굽은 여자 이월란 2008.05.10 360
754 겨울새 이월란 2008.05.10 276
753 말발 끝발 이월란 2008.05.10 281
752 원죄 이월란 2008.05.10 235
751 나는 모릅니다 이월란 2008.05.10 297
750 나를 지쳐 이월란 2008.05.10 228
749 만개(滿開) 이월란 2008.05.10 225
748 사랑하다 미쳐라 이월란 2008.05.10 332
747 저녁별 이월란 2008.05.10 253
746 여행 이월란 2008.05.10 204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