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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5.25 11:01

큰 바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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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위 얼굴


이월란(10/05/22)


모래바람 몰아칠 때, 나는 몰랐죠
따끔따끔 눈물 아래 입과 코를 틀어 막고 나면
그리고 돌아보면 굳어버린다는 저 바람의 시간을 몰랐던거죠
출처를 몰랐던 잔돌 부스러기 아프기만 했었는데
불어 불어 불다가 눈 밖에서 저리 뭉쳐버린다는 거대한 덩치가
용안의 복면을 쓴 준수한 세월이란 사실을 몰랐던거죠
내 험상궂고도 작은 얼굴로 스쳐지나갈 때마다
부르고 두드리고 울어도 대답 없는 어제들, 그제들
입을 만들고 코를 만들고 눈을 만들어
얼굴이 되어버리는 바람의 습성을 나는 몰랐던거죠  
부딪칠 때마다 병아리의 핏줄이 선명한 계란처럼 깨어져도
한 번씩 만져 보아요, 숨소리가 들리는지, 깨어진 내가 보이는지
인공호흡이라도 시켜 보아요, 외꽃 한 점 피어 있지 않은데
아직도 만들어지고 있는 저 바람의 얼굴을 만져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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