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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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6.12 03:29

식기 세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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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 세척기


이월란(10/06/09)
  

비누가루가 어느 구석에 눌어붙어 있을지
말간물이 제대로 훑어나 주었을지
차라리 눈으로 보는 것이 마음 놓여
몇 개 되지도 않는 그릇들 손 설거지를 했었는데
오랜만에 손님을 치르느라 식기 세척기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끝난 뒤 열어보니 물이 고여 있다
내게 주신 귀한 달란트도 이렇지 않을까
이 핑계, 저 핑계, 귀찮아요, 나는 몰라요
기계가 사람 손만 하겠어요
엄마 손이 제일 깨끗한 줄만 알고 자랐는데
방치해둔 식기 세척기 같은 잠재력이
물이 고여 작동중지 깃발을 흔들고나 있지는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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