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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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6.12 03:31

토끼와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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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


이월란(10/06/12)


햄스터, 물고기, 새, 고양이, 거북이
아이들이 어릴 때 한 번씩은 키우다가
죽이거나 되돌려준 애완동물들이다
거북이를 사오던 날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신호등에서 기다리기 싫어, Home Depot 라는 스토어의
파킹 랏을 가로질러 집골목으로 들어서던 때였다
삑, 삑, 뒤돌아보니 귀신같은 교통순경 아저씨
남의 주차장을 도로 대신 가로질러 가는 건 불법이에요
몰랐어요, 기억할게요, 경고로 끝낸 순경 아저씨에게
감사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며
눈도 밝으시지, 뭐 사러가려다 마음을 바꿨다고 공갈을 칠걸
불손한 후회 뒤에 격언처럼 남은 건
아이들이 두 손에 들고 있던 거북이의 말 이었다
“토끼처럼 살지 않아도 크게 손해 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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