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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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12.14 06:04

변기 위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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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위의 철학


이월란(2010-12)


화장실에서 휴지를 갈아 끼울 때마다
지난 세월이 모두
변기 속으로 흘려보낸 똥이었다는 생각
화장지는 꼭 바깥쪽으로 풀리도록 끼우는
습관처럼 지켜내 온 삶의 기준들이
쓰잘데 없는 순간의 고집이었다는 생각
배설의 안도와 쾌감만으로도 감사하는 것이
손수 빚으시고 놓아주신 주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
제 손으로 혈관 하나 막고 뚫지 못하는
오만한 것들의 영민한 요령이라는 생각
내속에서 나오는 것들을 왼손으로 닦든
오른손으로 닦든 두 손 다 씻어야 하듯
아무리 씻어내어도 반반한 오물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생각

따뜻해지는 변기 위에서
가슴이 선언한 최초의 모라토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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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씨 검색

  2. 낙엽

  3. 낙엽 2

  4. 자식 2

  5. 독립기념일

  6. 눈사람

  7. 마음 검색

  8. 향기로운 부패

  9. 고백

  10. 지지 않는 해

  11. 전설의 고향

  12. 인형놀이

  13. 변기 위의 철학

  14. 쓰레기차

  15. B and B letter

  16. 남편 죽이기

  17. 그리움이

  18. 영혼 카드

  19. 세모의 꿈

  20.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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