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9
어제:
183
전체:
5,020,470

이달의 작가
2010.12.14 06:04

변기 위의 철학

조회 수 502 추천 수 4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변기 위의 철학


이월란(2010-12)


화장실에서 휴지를 갈아 끼울 때마다
지난 세월이 모두
변기 속으로 흘려보낸 똥이었다는 생각
화장지는 꼭 바깥쪽으로 풀리도록 끼우는
습관처럼 지켜내 온 삶의 기준들이
쓰잘데 없는 순간의 고집이었다는 생각
배설의 안도와 쾌감만으로도 감사하는 것이
손수 빚으시고 놓아주신 주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
제 손으로 혈관 하나 막고 뚫지 못하는
오만한 것들의 영민한 요령이라는 생각
내속에서 나오는 것들을 왼손으로 닦든
오른손으로 닦든 두 손 다 씻어야 하듯
아무리 씻어내어도 반반한 오물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생각

따뜻해지는 변기 위에서
가슴이 선언한 최초의 모라토리엄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5 기회는 찬스다 이월란 2011.07.26 259
864 손끝 이월란 2008.05.10 260
863 푸른 우체국 이월란 2008.07.21 260
862 캄브리아기의 평화 이월란 2008.08.05 260
861 막장무대 이월란 2009.03.21 260
860 악플러 2 이월란 2011.05.10 260
859 生의 가녘 이월란 2008.05.10 261
858 사고다발지역 이월란 2009.05.30 261
857 파이널 이월란 2011.05.10 261
856 모래성 이월란 2012.01.17 261
855 포이즌(poison) 이월란 2008.08.30 262
854 터널 이월란 2011.05.31 262
853 불씨 이월란 2008.05.10 263
852 흐림의 실체 이월란 2008.10.24 263
851 구신 들린 아이 이월란 2009.02.08 263
850 비밀 이월란 2009.03.21 263
849 엄마는 생각 중 이월란 2009.04.07 263
848 골탕 이월란 2009.07.27 263
847 수신확인 2 이월란 2009.10.11 263
846 궁상 이월란 2011.10.24 263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