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and B letter

by 이월란 posted Dec 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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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and B letter*


이월란(2010-12)


미온의 노을에 구운 두 개의 디너 롤은 아직도 나의 체온만큼 따뜻합니다 아기살처럼 미래에 젖어 이젠 두드려도 될 만큼 단단해져버린 기억을 한 번씩 쳐다봅니다 심장 만하게 굳어버린 하늘에서도 만나가 내리는 목숨이지요 하시라도 잊어주신 은혜로 나는 늘 배가 고파오지만 버터는 눈물처럼 녹아 흐르기 전에 차가운 세상 속으로 자박자박 걸어 들어갔습니다 베풀어주신 오래된 어제들은 해와 달이 수백 번을 스쳐갔어도 바로 어제인 듯 다시 식탁을 차립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면 나는 전설처럼 진부해지고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고 하면 내일처럼 공소시효가 지나버린 해프닝입니다 이름 없는 명함처럼 수신처 없는 초대장에는 매일 지상의 메뉴가 모두 올라와 있습니다 투스카나 스프 속의 감자처럼 가슴을 도려내고도 식기 전에 나는 벌써 또 허기져 있어야 합니다 내일의 실버웨어도 두 벌을 준비해 주시겠어요? 저승사자의 코앞에서도 영원히 이별하지 않는 당신과 나의 즐거운 식탁이니까요


* Bread and Butter letter: (최근의) 대접에 대한 감사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