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6
어제:
183
전체:
5,020,467

이달의 작가
2010.12.14 06:05

B and B letter

조회 수 441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B and B letter*


이월란(2010-12)


미온의 노을에 구운 두 개의 디너 롤은 아직도 나의 체온만큼 따뜻합니다 아기살처럼 미래에 젖어 이젠 두드려도 될 만큼 단단해져버린 기억을 한 번씩 쳐다봅니다 심장 만하게 굳어버린 하늘에서도 만나가 내리는 목숨이지요 하시라도 잊어주신 은혜로 나는 늘 배가 고파오지만 버터는 눈물처럼 녹아 흐르기 전에 차가운 세상 속으로 자박자박 걸어 들어갔습니다 베풀어주신 오래된 어제들은 해와 달이 수백 번을 스쳐갔어도 바로 어제인 듯 다시 식탁을 차립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면 나는 전설처럼 진부해지고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고 하면 내일처럼 공소시효가 지나버린 해프닝입니다 이름 없는 명함처럼 수신처 없는 초대장에는 매일 지상의 메뉴가 모두 올라와 있습니다 투스카나 스프 속의 감자처럼 가슴을 도려내고도 식기 전에 나는 벌써 또 허기져 있어야 합니다 내일의 실버웨어도 두 벌을 준비해 주시겠어요? 저승사자의 코앞에서도 영원히 이별하지 않는 당신과 나의 즐거운 식탁이니까요


* Bread and Butter letter: (최근의) 대접에 대한 감사 편지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5 그대여 이월란 2008.05.10 510
864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이월란 2008.05.10 499
863 미라 (mirra) 이월란 2008.05.10 293
862 사실과 진실의 간극 이월란 2008.05.10 322
861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이월란 2008.05.10 341
860 이월란 2008.05.10 271
859 폭풍의 언덕 이월란 2008.05.10 385
858 무제(無題) 이월란 2008.05.10 317
857 바람아 이월란 2008.05.10 306
856 고통에 대한 단상 이월란 2008.05.10 277
855 해바라기밭 이월란 2008.05.10 294
854 손끝 이월란 2008.05.10 260
853 바람의 길 3 이월란 2008.05.10 264
852 마(魔)의 정체구간 이월란 2008.05.10 280
851 詩 2 이월란 2008.05.10 290
850 돌아서 가는 길은 이월란 2008.05.10 352
849 사는게 뭐래유? 이월란 2008.05.10 287
848 홍엽 이월란 2008.05.10 318
847 풍경이 건져 올리는 기억의 그물 이월란 2008.05.10 340
846 천(千)의 문 이월란 2008.05.10 306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