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5
어제:
183
전체:
5,020,476

이달의 작가
2010.12.26 16:32

폐경

조회 수 459 추천 수 4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폐경


이월란(2010-12)


배란기였다는 걸 알면서도
곧바로 당신을 구토해내지 못한
그 배고팠던 청춘
난소만한 여자의 집은
매일 중절하는 분만실이었지
부도덕한 네이비블루의 바닷가에서
안면홍조처럼 달아오르던 노을쯤으로 여기면서도
혈루병에 걸린 여자처럼
누군가를 만져야 병이 나을 거라고 믿었었지
십일 번 인자가 없어서 생긴다는 그 유전병처럼
내가 잃어버린 인자의 번호는 무한대였어
내시경처럼 당신의 속을 들여다보면
내 속이 치유되리라 여기기도 했었는데
신은 폐경이 아니라 폐루기를 주셨어야 했어
이젠 더 이상 가슴이 피 흘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젠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보다
빈 위장 속에서도 아이가 자라도록
만들어 놓으신 이의
얼마나 이기적인 발상인지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05 레모네이드 이월란 2008.05.09 364
904 그냥 두세요 이월란 2008.05.09 275
903 내 마음의 보석상자 이월란 2008.05.09 370
902 사랑 2 이월란 2008.05.09 299
901 선물 이월란 2008.05.09 236
900 사랑아 1 이월란 2008.05.09 285
899 사랑아 2 이월란 2008.05.09 303
898 날개 달린 수저 이월란 2008.05.09 276
897 햇살 무작한 날엔 이월란 2008.05.09 273
896 사람이 그리울 때 이월란 2008.05.09 432
895 간이역 이월란 2008.05.09 289
894 거부 이월란 2008.05.09 282
893 기억 이월란 2008.05.09 335
892 실내화 이월란 2008.05.09 273
891 어느 시인 이월란 2008.05.09 327
890 누전(漏電) 이월란 2008.05.09 350
889 꽃상여 이월란 2008.05.09 316
888 그 여자 이월란 2008.05.09 316
887 유리기둥 이월란 2008.05.09 379
886 눕고 싶을 때가 있다 이월란 2008.05.09 40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