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3
어제:
1,016
전체:
5,019,968

이달의 작가
2010.12.26 16:32

폐경

조회 수 459 추천 수 4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폐경


이월란(2010-12)


배란기였다는 걸 알면서도
곧바로 당신을 구토해내지 못한
그 배고팠던 청춘
난소만한 여자의 집은
매일 중절하는 분만실이었지
부도덕한 네이비블루의 바닷가에서
안면홍조처럼 달아오르던 노을쯤으로 여기면서도
혈루병에 걸린 여자처럼
누군가를 만져야 병이 나을 거라고 믿었었지
십일 번 인자가 없어서 생긴다는 그 유전병처럼
내가 잃어버린 인자의 번호는 무한대였어
내시경처럼 당신의 속을 들여다보면
내 속이 치유되리라 여기기도 했었는데
신은 폐경이 아니라 폐루기를 주셨어야 했어
이젠 더 이상 가슴이 피 흘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젠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보다
빈 위장 속에서도 아이가 자라도록
만들어 놓으신 이의
얼마나 이기적인 발상인지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05 미래로 가는 키보드 이월란 2010.01.19 472
904 헌혈카페 이월란 2010.06.07 472
903 몸길 이월란 2010.10.29 472
902 치병(治病) 이월란 2008.05.07 471
901 날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이월란 2011.05.31 470
900 당신에게선 물 흐르는 소리가 나요 이월란 2009.12.20 468
899 휠체어와 방정식 이월란 2010.03.15 467
898 치과에서 이월란 2009.12.31 466
897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월란 2010.03.22 466
896 상상임신 3 이월란 2010.04.23 465
895 이별을 파는 사람들 이월란 2008.05.08 464
894 호텔 YMCA, 채널1 이월란 2010.05.25 464
893 어릴 때 나는 이월란 2011.05.10 464
892 사랑을 달아보다 이월란 2011.10.24 464
891 하늘 주유소 이월란 2011.12.14 464
890 바람개비 이월란 2010.08.22 463
889 오줌 싸던 날 이월란 2009.01.16 462
888 마지막 키스 이월란 2010.06.28 462
887 너에게 가는 길 이월란 2008.05.08 460
886 깡패시인 이월란 2010.01.07 46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