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7
어제:
176
전체:
5,020,848

이달의 작가
2010.12.26 16:32

폐경

조회 수 459 추천 수 4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폐경


이월란(2010-12)


배란기였다는 걸 알면서도
곧바로 당신을 구토해내지 못한
그 배고팠던 청춘
난소만한 여자의 집은
매일 중절하는 분만실이었지
부도덕한 네이비블루의 바닷가에서
안면홍조처럼 달아오르던 노을쯤으로 여기면서도
혈루병에 걸린 여자처럼
누군가를 만져야 병이 나을 거라고 믿었었지
십일 번 인자가 없어서 생긴다는 그 유전병처럼
내가 잃어버린 인자의 번호는 무한대였어
내시경처럼 당신의 속을 들여다보면
내 속이 치유되리라 여기기도 했었는데
신은 폐경이 아니라 폐루기를 주셨어야 했어
이젠 더 이상 가슴이 피 흘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젠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보다
빈 위장 속에서도 아이가 자라도록
만들어 놓으신 이의
얼마나 이기적인 발상인지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05 무대 위에서 이월란 2011.07.26 269
904 레테의 강 이월란 2011.07.26 508
903 섬에 갇히다 이월란 2011.07.26 318
902 천국에서 온 메일 이월란 2011.07.26 325
901 꽃신 이월란 2011.07.26 283
900 두부조림 이월란 2011.07.26 419
899 포츈쿠키 이월란 2011.07.26 249
898 나이 이월란 2011.07.26 245
897 기회는 찬스다 이월란 2011.07.26 259
896 날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이월란 2011.05.31 470
895 요코하마 이월란 2011.05.31 740
894 그대가 머문 자리 이월란 2011.05.31 915
893 제로니모 만세 이월란 2011.05.31 364
892 단지, 어제로부터 이월란 2011.05.31 340
891 즐거운 설거지 이월란 2011.05.31 367
890 이중국적 이월란 2011.05.31 336
889 터널 이월란 2011.05.31 262
888 시체놀이 이월란 2011.05.31 326
887 그녀의 리뷰 이월란 2011.05.10 338
886 집 밖의 집 이월란 2011.05.10 38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