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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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1.05.31 07:39

그대가 머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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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머문 자리


이월란(2011-5)


그대가 머문 자리, 오늘은 꽃이 집니다
떠나고 져도 저리 눈부십니다
떠나보낸 것보다 더 찬란한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대가 머문 자리, 오늘은 비가 옵니다
씻겨 내리고 흘러 내려도
정착액에 담겨 발색된 인화지처럼
비온 뒤의 세상은 더욱
선명히 떠오르는 그리움의 사진입니다

그대가 머문 자리, 오늘은 어둠이 내립니다
기억의 집으로 돌아가는 늦은 귀가길
길 잃은 거리에 외등 하나 켜두듯
그대 한 사람 세워 둡니다

그대가 머문 자리, 오늘은 바람이 붑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은 보이는 것들을
흔들어야만 자신이 보입니다
휘청거릴 때마다 보이지 않는 그대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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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대가 머문 자리

  2. 버리지 못하는 병

  3. 비행기를 놓치다

  4. 로또 사러 가는 길

  5. 요코하마

  6. 미드라이프 크라이시스

  7. 그대 없이 그대를 사랑하는 일은

  8. 사유事由

  9. 레드 벨벳 케잌

  10. 외로운 양치기

  11. F와 G 그리고 P와 R

  12. 스키드 마크

  13. 공갈 젖꼭지

  14. 강촌행 우등열차

  15. 흑염소탕

  16. 날씨 검색

  17. 고양이에게 젖 먹이는 여자

  18. 향수(鄕愁)

  19. 애모

  20. 눈먼자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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