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9
어제:
183
전체:
5,020,480

이달의 작가
조회 수 470 추천 수 5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날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이월란(2011-5)


우린 가끔씩 마룻바닥의 틈 사이로 숨겨진 어둠을 들여다보곤 했었지 해를 걸어 다니던 신발이 한 번씩 튕겨 들어가 나오지 않을 때면 가늘고도 긴 희망의 작대기로 끄집어내어 다시 신고 돌아다녔었지 쥐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들은 집박쥐였어 모가지에서 초음파가 나온다는, 그래서 그 반사음으로 거리를 재고 동서남북을 구별한다는

그 예민한 반향 체계를 가진 그것들에게 밤마다 잡아먹힌 나비들이 몇 마리나 되는지 몰라 그 짧고도 높은 파장의 소리로 먹이인지 장애물인지 구별한다는 건 타고난 축복 내지는 보람 없는 업적의 서막이었어 꽃박쥐가 오면 꽃이 되었고 흡혈박쥐가 오면 따끈한 피가 흐르는 짐승이 되어 주었지 그 박쥐동굴 위에서도 가슴이 뽕긋이 자라는데  

관광객 같은 타인들로부터 배인 빛의 냄새를 독침처럼 숨기며 살았지 철퍼덕, 하늘에서 떨어지는 시신을 치울 때마다 올려다 본 하늘은 하도 파랗고도 파래서 꿈이 착지한 것이라고 여길 뻔 했지 마룻바닥이라든지, 지붕 아래 천정 위라든지, 그 절묘한 공간으로부터 옮겨 붙은 공수병으로 림프샘이 퉁퉁 붓던 날은, 쥐들이 나의 몸을 밤새 뛰어다닌 아침으로 햇살을 둘둘 감고 살균하는 날

그렇게 오래도록 위독해지는 병을 아직도 다 치르지 못해 치사량 훌쩍 넘긴 어둠의 환각제를 삼키고나면 은신처들이 몸을 불리고 있지 맞아, 마루 밑에서 기어 나온 날아다니는 유일한 포유물, 파르르, 낙태되지 못한 앞다리로 밤마다 날고 있었던거야


?

  1. 미래로 가는 키보드

    Date2010.01.19 Category By이월란 Views472
    Read More
  2. 헌혈카페

    Date2010.06.07 Category By이월란 Views472
    Read More
  3. 몸길

    Date2010.10.29 Category By이월란 Views472
    Read More
  4. 치병(治病)

    Date2008.05.07 Category By이월란 Views471
    Read More
  5. 날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Date2011.05.31 Category By이월란 Views470
    Read More
  6. 당신에게선 물 흐르는 소리가 나요

    Date2009.12.20 Category By이월란 Views468
    Read More
  7. 휠체어와 방정식

    Date2010.03.15 Category By이월란 Views467
    Read More
  8. 치과에서

    Date2009.12.31 Category By이월란 Views466
    Read More
  9. 봄, 여름, 가을, 겨울

    Date2010.03.22 Category By이월란 Views466
    Read More
  10. 상상임신 3

    Date2010.04.23 Category By이월란 Views465
    Read More
  11. 이별을 파는 사람들

    Date2008.05.08 Category By이월란 Views464
    Read More
  12. 호텔 YMCA, 채널1

    Date2010.05.25 Category By이월란 Views464
    Read More
  13. 어릴 때 나는

    Date2011.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464
    Read More
  14. 사랑을 달아보다

    Date2011.10.24 Category By이월란 Views464
    Read More
  15. 하늘 주유소

    Date2011.12.14 Category By이월란 Views464
    Read More
  16. 바람개비

    Date2010.08.22 Category By이월란 Views463
    Read More
  17. 오줌 싸던 날

    Date2009.01.16 Category By이월란 Views462
    Read More
  18. 마지막 키스

    Date2010.06.28 Category By이월란 Views462
    Read More
  19. 너에게 가는 길

    Date2008.05.08 Category By이월란 Views460
    Read More
  20. 깡패시인

    Date2010.01.07 Category By이월란 Views46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