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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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1.10.24 01:04

궁상

조회 수 263 추천 수 3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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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상


이월란(2011-10)


수업 중 간식으로 버릴 것들을 싸들고 다닌다
아이는 새로운 것만 좋아하고
남편은 버리는 것을 좋아해서
냉장고에서 며칠 숙성을 시킨 후 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나는
아무도 먹지 않는 남은 것들을 싸들고 다닌다
집 나오면 고생이라
집 밖에선 아무 것이나 다 맛있다
에고 아까워라, 천 날 만 날 궁상만 떨던 여자
개미들이 등반을 시작한 찬밥덩이를 물에 담가
둥둥 뜬 개미들을 건져내시던 끔찍했던 기억은
빈곤한 시대를 무고히 살다 가신 죄값으로
풍요의 시대를 값없이 받아 챙긴 죄값으로
내 속으로 버려지는 울 엄마 궁상
나,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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