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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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2.01.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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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란(2012-1)


소프트웨어에 저장되어 있는 너의 치부는
늪에 빠진 두 발을 모조리 기억하고 있다
협소한 가슴마다 금이 갈 때
독자의 눈은 재빠르고 시인의 눈은 느려 터졌다
꽃의 민주주의를 열망해서라도
내가 하루빨리 져버리고 싶을 때마저
미디어의 좌판을 두리번거리다보면
지나간 진실들은 모두 빅 세일 중 이었다
하이라이트 당한 너는 단순한 소모품
두 가지의 비밀 중 한 가지만을 품으라면
너는 나를 결코 고소하지 못한다
저장시킨 타인의 마음은
로드킬 당한 야생동물들을 끌어안고
물이 끓어 넘치며 승천하는 동안
노스텔지어가 되어 홀가분히 날아가 버리고
알을 깨고 막 삐져나온 새들처럼
하나같이 눈이 감겨져 있었다
표적은 결코 가시적이지 못해
노안으로 초점을 맞춘 캠퍼스 안에서
자유는 이미 탈출을 감행한 후
감옥의 문은 잠겨있지 않았는지
꽃들이 나를 기다리는 정원 속
삼류 목재로 만들어진 흔들의자에 앉아
짧아지고 추워지는 햇살 아래
시곗바늘을 감추고 사는 꽃잎이 되어
죄인처럼 붙들고 있자면 우린 무덤 속처럼 텅 빌거라
반백년 안에 우리, 화살을 타고 다시 만나자고
중얼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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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도시인

  3.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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