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3
어제:
306
전체:
5,022,936

이달의 작가
2012.05.19 01:43

쇠독

조회 수 579 추천 수 4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쇠독


이월란(2012-4)


여자보다 더 쇼핑을 즐기는 남자도 있다. 나의 구매욕은 작동하지 않은지 오래, 아주 오래되었다. 며칠 새 UPS 소포가 계속 현관 벨을 울린다. 그 날 온 것은 너무 작고 가벼운 것이라 탁자 위에 툭, 던져 놓았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대뜸 입어보랬다. 뭔 옷이 고렇게 조막 만했을까. 잠옷이다. 나비 날개 같은 잠옷에 천사 날개 같은 나이트가운. 흑, 늙어도 새 옷은 즐겁다. 그 날개를 달고 며칠을 잤을까. 등이 가려워 며칠을 한 쪽 손으로 다른 쪽 팔꿈치를 등짝으로 밀어재낀 채 온종일 박박 긁었다. 영문도 모르고 긁힌 자국마다 피가 맺힐 때쯤, 어느 날 밤, 나비 날개 같은 잠옷 끈 뒤에 붙은 작은 금속 고리가 보였다. 없는 것이 부자 병이라니. 청바지 단추나 가짜 액세서리들은 모두 투명 매니큐어로 코팅을 해야만 한다.

당신이 사준 것들은 모두 나를 가렵게 만들어. 당신이 말했다. 돈 많이 벌어서 네 청바지 단추들을 모두 순금으로 바꿔 줄께.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 평생 이월란 2012.05.19 251
64 유혹 이월란 2012.05.19 265
63 제3국어 이월란 2012.05.19 270
62 추격자 이월란 2012.05.19 309
61 여보, 눈 열어 이월란 2012.05.19 365
60 포커 페이스 이월란 2012.08.17 534
59 물속에서 이월란 2012.08.17 451
58 3293 이월란 2012.08.17 345
57 그는 지금, 이월란 2012.08.17 398
56 미로학습 이월란 2013.05.24 235
55 세월 3 이월란 2013.05.24 290
54 식물인간 이월란 2013.05.24 335
53 책이 있는 방 이월란 2013.05.24 353
52 가나다라 천사 이월란 2013.05.24 419
51 칭기즈칸 이월란 2013.05.24 386
50 열쇠 이월란 2013.05.24 347
49 길고양이 이월란 2014.05.28 348
48 금단의 열매 이월란 2014.06.14 538
47 불면증 이월란 2014.06.14 310
46 통곡의 벽 이월란 2014.06.14 242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