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1
어제:
231
전체:
5,025,714

이달의 작가
2012.05.19 01:43

쇠독

조회 수 579 추천 수 4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쇠독


이월란(2012-4)


여자보다 더 쇼핑을 즐기는 남자도 있다. 나의 구매욕은 작동하지 않은지 오래, 아주 오래되었다. 며칠 새 UPS 소포가 계속 현관 벨을 울린다. 그 날 온 것은 너무 작고 가벼운 것이라 탁자 위에 툭, 던져 놓았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대뜸 입어보랬다. 뭔 옷이 고렇게 조막 만했을까. 잠옷이다. 나비 날개 같은 잠옷에 천사 날개 같은 나이트가운. 흑, 늙어도 새 옷은 즐겁다. 그 날개를 달고 며칠을 잤을까. 등이 가려워 며칠을 한 쪽 손으로 다른 쪽 팔꿈치를 등짝으로 밀어재낀 채 온종일 박박 긁었다. 영문도 모르고 긁힌 자국마다 피가 맺힐 때쯤, 어느 날 밤, 나비 날개 같은 잠옷 끈 뒤에 붙은 작은 금속 고리가 보였다. 없는 것이 부자 병이라니. 청바지 단추나 가짜 액세서리들은 모두 투명 매니큐어로 코팅을 해야만 한다.

당신이 사준 것들은 모두 나를 가렵게 만들어. 당신이 말했다. 돈 많이 벌어서 네 청바지 단추들을 모두 순금으로 바꿔 줄께.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쇠독 이월란 2012.05.19 579
604 솜눈 이월란 2008.05.07 418
603 손톱달 이월란 2008.05.10 323
602 손을 내밀어요 이월란 2008.05.09 387
601 손밥 이월란 2010.05.30 550
600 손목에서 맥박처럼 뛰고 있는데 이월란 2008.05.10 362
599 손님 이월란 2008.12.19 278
598 손끝에 달리는 詩 이월란 2009.10.29 374
597 손끝 이월란 2008.05.10 260
596 이월란 2010.04.05 449
595 속 빈 여자 이월란 2008.05.10 281
594 소포 이월란 2008.12.26 269
593 소통왕국 이월란 2010.02.15 377
592 소요산의 가을 이월란 2008.12.19 306
591 소낙비 이월란 2008.05.09 359
590 세월도 때론 이월란 2008.05.10 295
589 세월 3 이월란 2013.05.24 290
588 세상을 끌고 가는 차 이월란 2008.10.16 277
587 세밑 우체국 이월란 2009.12.22 365
586 세모의 꿈 이월란 2010.12.26 575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