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21
어제:
276
전체:
5,025,643

이달의 작가
2012.05.19 01:47

여보, 눈 열어

조회 수 365 추천 수 4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여보, 눈 열어


이월란(2012-4)


살아 있다는 것이 그저 죄스럽기만 한 이즘
깨어나고 싶지 않은 아침이 뜨면
이른 햇살에 적신 엄지와 검지가 눈꺼풀에 닿는다

“여보, 눈 열어”
힌두교도의 이마에 찍힌 점 같은 제3의 눈으로
당신이 나의 눈 속으로 걸어 들어온다

막대그래프처럼 피어난 꽃들이 키를 재는
정원 너머의 세상은
유물보관함 같은 땅속으로 묻힐
위계질서만이 오늘도 투철하다

눈물을 펄펄 흘린다는 말에
흰 눈이 펄펄 내리고, 땀은 뻘뻘 흘리며
눈물은 철철 흘리는 것이라고
엄마의 혀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온달 같은 남편에게
눈을 흘기면서 가르쳐 주어도

“여보, 눈떠”
라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끝끝내 가르쳐주지 않는다
“여보, 눈 열어”
서툰 잔말로 두 눈이 열릴 때면
어둠 한 점 없는 환한 세상이 열릴 것만 같아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 갈증 이월란 2010.06.07 422
64 간헐천 이월란 2008.09.13 218
63 간장종지 이월란 2008.05.09 322
62 간이역 이월란 2008.05.09 289
61 간밤에 내린 눈 이월란 2009.12.15 328
60 각주 좀 달지마라 이월란 2009.08.13 409
59 각角 이월란 2010.08.08 386
58 가짜 귀고리 이월란 2016.09.08 115
57 가지치기 이월란 2008.07.13 220
56 가을주정(酒酊) 이월란 2008.05.10 276
55 가을이 오면 이월란 2008.05.10 255
54 가을의 뒷모습 이월란 2008.05.08 389
53 가을소묘 이월란 2008.05.10 296
52 가을귀 이월란 2009.11.25 353
51 가을 혁명 이월란 2009.09.23 340
50 가을 죽이기 이월란 2009.11.16 315
49 가윗날 이월란 2008.09.13 221
48 가시목 이월란 2008.05.10 385
47 가시나무새 이월란 2010.03.22 390
46 가시 이월란 2010.08.08 376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