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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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2.08.17 15:16

그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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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이월란(2012-8)


오래 묵었다는 죄목을 쓰고 밀봉된
노인 아파트 12층
술병처럼 가는 목이 구토를 시작했다

꿈이 발효된다는 황망한 땅을 지나다
여비가 떨어져 잠시 머문 곳이 평생이 되는 동안
일상의 모든 원자들이 히드록시기로 치환되었다

빈손에 남아 있는 기술로
교포들의 습지고 막힌 곳을 뚫을 때마다
뻥뻥 뚫리던 절망의 화합물들

설익은 언어를 삼키며
더부룩해진 세월이 산 것의 뱃속에서 다시
울컥, 신물처럼 올라올 때면

들것에 실리거나 수갑에 채일 때마다
꿈마저 수감되곤 했던 것인데
취하지 않는 물만 마시면서도

중독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저마다의 술에 취한 사람들이 휘청이며
빌딩 사이로 지나간다

눈물이 많으면 부패할 우려가 큰 법
혼미한 미래의 향료로 우려 마시는
꿈의 도수는 한계치를 넘어선지 오래다

비밀번호를 전해 받지 못하면
어느 누구의 면회도 허락되지 않는 수용소
차창으로 붉은 두 눈이 다시 깨어나고 있다

신의 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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