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24
어제:
276
전체:
5,025,646

이달의 작가
2013.05.24 02:27

가나다라 천사

조회 수 419 추천 수 5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나다라 천사


이월란(2013-5)


엄마의 심장을 꺼내어 갖고 놀던
딸년이 자유를 토하며 돌아왔다
그녀는 어떻게 로스쿨에 합격했을까
그녀의 연애는 다분히 비합법적인 쿠데타였는데
그녀의 마지막 혁명에 가담한 대가로
외경을 박차고 나온 라파엘은
애인의 말을 배워 천국을 읽고 싶단다
딸의 병을 고친 연못에 뛰어들어
엄마는 제일 먼저 눈을 뜨는 맹인이 되리라
제일 먼저 길을 찾는 행려가 되리라
주객이 바뀐 정처 없는 국어책을 펼치고
ㄱㄴㄷㄹㅁㅂㅅ 속절없는 세월이야
ㅏㅑㅓㅕㅗㅛㅜ 덧없는 세상이야
가나다라마바사 철없는 사랑이야
매운 식당에 가면 제 입으로 순두부를 시키겠다는
긴 머리 라파엘이여, 악마를 물리친 천사의 수는 일곱
가나다라마바사 일곱 번씩 일흔 번을 외치고 오렴
너의 임무는 타락한 천사들이
더럽힌 땅을 깨끗이 하는 것
쫓겨난 부모의 기도를 들어 올리는 것
가나다라마바사 주문을 외우면 소설보다
흥미진진한 이국의 하늘 아래
오랑캐 같은 연적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우리, mother-in-law가 되고 son-in-law가 되어
너의 애인이 만든 법에 통증을 호소하며
무죄를 주장하는 수인이 되어 볼까
우리, 시작해 볼까
모든 것이 멈출 때 비로소 시작되는
천국의 이야기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이월란 2008.05.09 481
64 버리지 못하는 병 이월란 2008.05.09 865
63 유럽으로 간 금비단나비 이월란 2008.05.09 370
62 뒷모습 이월란 2008.05.09 380
61 너에게 가는 길 이월란 2008.05.08 460
60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59
59 눈꽃사랑 이월란 2008.05.08 406
58 잃어버린 날 이월란 2008.05.08 352
57 탄식 이월란 2008.05.08 303
56 숨바꼭질 이월란 2008.05.08 364
55 진흙덩이 이월란 2008.05.08 347
54 하얀 침묵 이월란 2008.05.08 344
53 그들은 이월란 2008.05.08 436
52 왕의 이불 이월란 2008.05.08 571
51 불가사의(不可思議) 이월란 2008.05.08 355
50 1회용 장갑 이월란 2008.05.08 492
49 너에게로 이월란 2008.05.08 350
48 겨울약속 이월란 2008.05.08 362
47 새벽무대 이월란 2008.05.08 331
46 무례한 사람 이월란 2008.05.08 385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