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0
어제:
338
전체:
5,022,159

이달의 작가
2013.05.24 02:27

가나다라 천사

조회 수 419 추천 수 5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나다라 천사


이월란(2013-5)


엄마의 심장을 꺼내어 갖고 놀던
딸년이 자유를 토하며 돌아왔다
그녀는 어떻게 로스쿨에 합격했을까
그녀의 연애는 다분히 비합법적인 쿠데타였는데
그녀의 마지막 혁명에 가담한 대가로
외경을 박차고 나온 라파엘은
애인의 말을 배워 천국을 읽고 싶단다
딸의 병을 고친 연못에 뛰어들어
엄마는 제일 먼저 눈을 뜨는 맹인이 되리라
제일 먼저 길을 찾는 행려가 되리라
주객이 바뀐 정처 없는 국어책을 펼치고
ㄱㄴㄷㄹㅁㅂㅅ 속절없는 세월이야
ㅏㅑㅓㅕㅗㅛㅜ 덧없는 세상이야
가나다라마바사 철없는 사랑이야
매운 식당에 가면 제 입으로 순두부를 시키겠다는
긴 머리 라파엘이여, 악마를 물리친 천사의 수는 일곱
가나다라마바사 일곱 번씩 일흔 번을 외치고 오렴
너의 임무는 타락한 천사들이
더럽힌 땅을 깨끗이 하는 것
쫓겨난 부모의 기도를 들어 올리는 것
가나다라마바사 주문을 외우면 소설보다
흥미진진한 이국의 하늘 아래
오랑캐 같은 연적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우리, mother-in-law가 되고 son-in-law가 되어
너의 애인이 만든 법에 통증을 호소하며
무죄를 주장하는 수인이 되어 볼까
우리, 시작해 볼까
모든 것이 멈출 때 비로소 시작되는
천국의 이야기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 하늘이 무거운 새 이월란 2009.12.09 417
64 하얀 침묵 이월란 2008.05.08 344
63 하지(夏至) 이월란 2009.08.06 280
62 한 마음 이월란 2010.10.29 364
61 한 수 위 이월란 2010.07.19 534
60 한파 이월란 2010.12.26 385
59 할로윈 나비 이월란 2010.11.24 395
58 할머니의 시간 이월란 2009.04.21 300
57 함박눈 이월란 2008.12.17 299
56 합승 이월란 2010.05.18 337
55 해동(解凍) 이월란 2009.01.13 308
54 해바라기밭 이월란 2008.05.10 294
53 해질무렵 이월란 2008.05.09 336
52 해체 이월란 2010.09.06 381
51 해커 이월란 2009.04.22 291
50 햇살 무작한 날엔 이월란 2008.05.09 273
49 행글라이더 이월란 2010.01.04 386
48 행복사냥 이월란 2008.05.09 354
47 행복한 무기수 이월란 2008.05.10 287
46 향기로운 부패 이월란 2010.11.24 413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