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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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5.03.30 02:29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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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이월란 (2014-10)

 

흐르기 좋은 농도로

묽게 반죽된 계절을 휘이 저어본다

담백한 바람이 한 젓갈씩 떠 놓은

보글보글 끓어 넘치는

환절의 접시에

나무 한 그루씩 발을 담근다

노른자 같은 태양 한 스푼에

노곤해진 식감이 돋고

미리 얼려 둔 겨울 한 조각

되직해지는 가을을 재촉하면

자작자작 가을비 내리는 소리

중천의 햇살을 데리고

산으로 가고

한여름 오래 예열된 화염 가루에

담근 노을이

붉고 노란 튀김옷을 입으면

바삭 튀겨진 가을도 먹음직하다

초록이 설거지를 마친

주방 뒤뜰에서

두 발이 사각사각,

먼저 맛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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