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3
어제:
149
전체:
5,027,219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0:14

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조회 수 385 추천 수 3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이 월란




무시로 정수리를 뚫고 들어와 도도히 흐르는 물줄기를
*시거에 두 손으로 막을 순 없나니
손끝에서 발끝까지 혈류를 타고 내려와
디딘 지반 위에 고즈넉이 흘러내리면
익숙한 계절의 죽은 고엽(枯葉)마저
성숙한 대지의 품에서 낯선 계절 위에 봄꽃으로 피어나리니
쟁기질 못한 가슴밭에도 망각의 씨앗은 뿌려지고 키워져
생살이 도려내어진 아픔조차 광음(光陰)의 운무 아래 형체를 잃어가고
그렁그렁 눈물 속으로 잦아들리니
비가 되어 내리는 그리움 아래 외면의 우산을 펴지도 말 것이며
눈이 되어 내리는 설원의 동토(凍土)에서도 순백의 섬돌 위에
순결했던 애모의 발자국 한 둘쯤 남겨 놓아도 좋지 않으리
바람으로 부는 그리움의 길에선 시린 가슴이 흩뿌리는 눈물 몇 방울 쯤
눈먼바람에 실어 보내도 좋지 않으리
그리움은 그렇게 내 생존의 강줄기 옆에 느런히 누워 유유히 흐르게 하라
결코 범람치도, 역류치도 못할 그리움은
그렇게 강이 되어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2007-04-03




* 시거에 : 다음은 어찌 되었든, 우선 급한 대로
* 느런히 : 죽 벌여서, 나란히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 제1시집 호접몽(胡蝶夢) 이월란 2008.05.09 453
81 제1시집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이월란 2008.05.08 399
80 제1시집 해빙기(解氷期) 이월란 2008.05.09 345
79 제1시집 한글교실 이월란 2008.05.07 441
78 제1시집 핑계 이월란 2008.05.09 320
77 제1시집 플라네타륨의 꽃 이월란 2008.05.09 294
76 제1시집 푸쉬킨에게 이월란 2008.05.07 510
75 제1시집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5.09 344
74 제1시집 파일, 전송 중 이월란 2008.05.09 369
73 제1시집 파도 이월란 2008.05.09 292
72 제1시집 탑돌이 이월란 2008.05.07 412
71 제1시집 침략자 이월란 2008.05.09 271
70 제1시집 질투 이월란 2008.05.08 381
69 제1시집 증언----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이월란 2008.05.09 394
68 제1시집 중신(中身)의 세월 이월란 2008.05.09 294
67 제1시집 중독---詩들의 병동에서 이월란 2008.05.09 329
66 제1시집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월란 2008.05.09 321
65 제1시집 장대비 이월란 2008.05.07 527
64 제1시집 잔풀나기 이월란 2008.05.07 570
63 제1시집 의족(義足) 이월란 2008.05.07 52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