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4
어제:
288
전체:
5,021,825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0:14

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조회 수 385 추천 수 3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이 월란




무시로 정수리를 뚫고 들어와 도도히 흐르는 물줄기를
*시거에 두 손으로 막을 순 없나니
손끝에서 발끝까지 혈류를 타고 내려와
디딘 지반 위에 고즈넉이 흘러내리면
익숙한 계절의 죽은 고엽(枯葉)마저
성숙한 대지의 품에서 낯선 계절 위에 봄꽃으로 피어나리니
쟁기질 못한 가슴밭에도 망각의 씨앗은 뿌려지고 키워져
생살이 도려내어진 아픔조차 광음(光陰)의 운무 아래 형체를 잃어가고
그렁그렁 눈물 속으로 잦아들리니
비가 되어 내리는 그리움 아래 외면의 우산을 펴지도 말 것이며
눈이 되어 내리는 설원의 동토(凍土)에서도 순백의 섬돌 위에
순결했던 애모의 발자국 한 둘쯤 남겨 놓아도 좋지 않으리
바람으로 부는 그리움의 길에선 시린 가슴이 흩뿌리는 눈물 몇 방울 쯤
눈먼바람에 실어 보내도 좋지 않으리
그리움은 그렇게 내 생존의 강줄기 옆에 느런히 누워 유유히 흐르게 하라
결코 범람치도, 역류치도 못할 그리움은
그렇게 강이 되어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2007-04-03




* 시거에 : 다음은 어찌 되었든, 우선 급한 대로
* 느런히 : 죽 벌여서, 나란히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 제1시집 뒤뜰의 장미 이월란 2008.05.09 307
21 제1시집 동대문 이월란 2008.05.09 485
20 제1시집 동굴 이월란 2008.05.09 340
19 제1시집 당신에게도 이월란 2008.05.09 283
18 제1시집 당신, 웃고 있나요? 이월란 2008.05.09 302
17 제1시집 너의 이름은 이월란 2008.05.09 402
16 제1시집 낭연(狼煙) 이월란 2008.05.09 329
15 제1시집 꿈길 이월란 2008.05.09 315
14 제1시집 꽃처럼2 이월란 2008.05.09 253
13 제1시집 꽃처럼 이월란 2008.05.09 358
12 제1시집 길손 이월란 2008.05.09 321
11 제1시집 그리워라 이월란 2008.05.09 290
» 제1시집 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이월란 2008.05.09 385
9 제1시집 그리움 하나 이월란 2008.05.09 358
8 제1시집 그리움 이월란 2008.05.09 292
7 제1시집 그대 내게 다시 올 때에 이월란 2008.05.07 702
6 제1시집 공사다발지역(工事多發地域) 이월란 2008.05.09 392
5 제1시집 골목길 이월란 2008.05.09 311
4 제1시집 고엽 이월란 2008.05.09 268
3 제1시집 고백 이월란 2008.05.09 31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