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06
어제:
176
전체:
5,020,907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0:35

섬이 너를 부르거든

조회 수 336 추천 수 2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섬이 너를 부르거든


                                                          
                                                                    이 월란




섬이 너를 부르거든 지체말고 가거라
뭍의 얼룩을 지울 때까지 머물 순 없나니
군중 사이 찌든 땟물 가슴 절이는 미련뿐일지라도
우둔한 삶이 너의 바짓가랑이를 붙들지라도
승리 보장된 전투에 출정하는 씩씩한 융사(戎士)처럼
그렇게 가거라
해구의 후미진 곳에 웅크린 너의 숨은 가슴 마저 쓸어담아
해분에 게워낸 토악물 훔친 소매로 눈물 닦지도 말고
피붙이의 손을 뿌리치고 병인(病人)도 의백(醫伯)도 없는 무의촌
정기선의 출항 시간표도 붙어있지 않은 그 곳으로
침수된 시름, 펼친 열손가락으로 건져내어 옆구리에 차고
돌아오는 뱃길 그어 놓을 필요도 없는 그 곳으로
오한의 날들이, 땀으로 멱을 감던 그 폭염마저 그리워 할 날
없지 않으리마는
서늘맞이 하는 환희의 고개를 들고 두 손 모아 고립의 문을 열자
외딴 섬 연명하던 나무 한그루, 가지마다 휘어지도록
승전의 월계관 흔들리는 시린 능선 위에 너의 이름 석자 새겨져있나니
홀로 태어나 홀로 가는 통보된 물위의 길
그린란드의 등줄기에 생의 시름이 누이는 날
따라온 바다줄기도 일없다 돌아서리니
마그마처럼 흘러내리던 지난날의 고초 해열에 식히며
홀로된 넋을 부르며 그렇게, 너의 섬으로 돌아가거라
                                        

                                                                         2007-04-15



* 그린란드(Greenland) : 〖지명〗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 제1시집 중신(中身)의 세월 이월란 2008.05.09 294
61 제1시집 그리움 이월란 2008.05.09 292
60 제1시집 만성 (慢性) 이월란 2008.05.09 256
59 제1시집 당신에게도 이월란 2008.05.09 283
58 제1시집 가시내 이월란 2008.05.09 315
57 제1시집 수화(手話) 이월란 2008.05.09 409
56 제1시집 심발지진 이월란 2008.05.09 321
55 제1시집 뒤뜰의 장미 이월란 2008.05.09 307
54 제1시집 모놀로그----진실게임 이월란 2008.05.09 372
53 제1시집 그리워라 이월란 2008.05.09 290
52 제1시집 너의 이름은 이월란 2008.05.09 402
51 제1시집 비상 -------- 프론티어 1177W기, 좌석 14-D 에서 이월란 2008.05.09 344
50 제1시집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5.09 344
49 제1시집 사진 이월란 2008.05.09 290
48 제1시집 플라네타륨의 꽃 이월란 2008.05.09 294
47 제1시집 실낙원 이월란 2008.05.09 359
46 제1시집 시나위 이월란 2008.05.09 388
45 제1시집 무정물(無情物) 이월란 2008.05.09 349
44 제1시집 길손 이월란 2008.05.09 321
43 제1시집 꽃처럼2 이월란 2008.05.09 25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