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9
어제:
176
전체:
5,020,930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0:57

침략자

조회 수 271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침략자

                      
                                                                                                                                                                          이 월란




전령병은 방음장치부터 시작하였다. 귀 있는 모든 생명체에 투명방벽이 세워지고 소음 하나 흘리지 않은 채 여기 저기에서 꽃이라는 지뢰포가 터졌다. 채홍빛 시한폭탄들은 정확한 시점에 소리 없이 발발했다. 지궁(地宮)은 바람을 타고 다니며 무언의 타전을 쳤고 포로가 된 지하의 무너진 억장들을 하나 하나 끌어내었다. 그들은 허공에 비색(緋色)의 한숨을 토해내기 시작했고 하얀 탄피들이 날아다니며 화약연기같은 춘정을 뿌려대자 불지른 춘심마다 색정이 돋아났다. 점거된 동토마다 피어나는 아지랑이 사이로 동장군은 도망을 쳤고 헤픈 전리품들은 땅 위를 색종이처럼 날아다녔다.
갈래꽃들의 열병은 전염병처럼 골목들을 누볐고 점령지마다 화려한 꽃의 깃발이 펄럭이는 무지개빛 전쟁은 이제 막바지의 협상마저 필요없게 되었다. 땅은 꽃으로 초토화되었다.
주모자인 봄은 그렇게 쳐들어왔다

                                                                                                                                                                                              2007-04-2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 제1시집 모놀로그 서문/ 황금찬 file 이월란 2016.08.15 64
81 제1시집 아름다운 비상(飛上) 이월란 2008.05.09 219
80 제1시집 꽃처럼2 이월란 2008.05.09 253
79 제1시집 만성 (慢性) 이월란 2008.05.09 256
78 제1시집 불꽃놀이 이월란 2008.05.09 265
77 제1시집 고엽 이월란 2008.05.09 268
» 제1시집 침략자 이월란 2008.05.09 271
75 제1시집 당신에게도 이월란 2008.05.09 283
74 제1시집 사진 이월란 2008.05.09 290
73 제1시집 그리워라 이월란 2008.05.09 290
72 제1시집 새벽길 이월란 2008.05.09 290
71 제1시집 그리움 이월란 2008.05.09 292
70 제1시집 파도 이월란 2008.05.09 292
69 제1시집 플라네타륨의 꽃 이월란 2008.05.09 294
68 제1시집 중신(中身)의 세월 이월란 2008.05.09 294
67 제1시집 어떤 진단서 이월란 2008.05.09 300
66 제1시집 당신, 웃고 있나요? 이월란 2008.05.09 302
65 제1시집 들꽃 이월란 2008.05.09 304
64 제1시집 뒤뜰의 장미 이월란 2008.05.09 307
63 제1시집 골목길 이월란 2008.05.09 31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