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5
어제:
183
전체:
5,020,536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0:57

침략자

조회 수 271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침략자

                      
                                                                                                                                                                          이 월란




전령병은 방음장치부터 시작하였다. 귀 있는 모든 생명체에 투명방벽이 세워지고 소음 하나 흘리지 않은 채 여기 저기에서 꽃이라는 지뢰포가 터졌다. 채홍빛 시한폭탄들은 정확한 시점에 소리 없이 발발했다. 지궁(地宮)은 바람을 타고 다니며 무언의 타전을 쳤고 포로가 된 지하의 무너진 억장들을 하나 하나 끌어내었다. 그들은 허공에 비색(緋色)의 한숨을 토해내기 시작했고 하얀 탄피들이 날아다니며 화약연기같은 춘정을 뿌려대자 불지른 춘심마다 색정이 돋아났다. 점거된 동토마다 피어나는 아지랑이 사이로 동장군은 도망을 쳤고 헤픈 전리품들은 땅 위를 색종이처럼 날아다녔다.
갈래꽃들의 열병은 전염병처럼 골목들을 누볐고 점령지마다 화려한 꽃의 깃발이 펄럭이는 무지개빛 전쟁은 이제 막바지의 협상마저 필요없게 되었다. 땅은 꽃으로 초토화되었다.
주모자인 봄은 그렇게 쳐들어왔다

                                                                                                                                                                                              2007-04-2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 제1시집 골목길 이월란 2008.05.09 311
61 제1시집 핑계 이월란 2008.05.09 320
60 제1시집 경계인 이월란 2008.05.09 337
59 제1시집 그리움 하나 이월란 2008.05.09 358
58 제1시집 꽃처럼 이월란 2008.05.09 358
57 제1시집 낭연(狼煙) 이월란 2008.05.09 329
56 제1시집 해빙기(解氷期) 이월란 2008.05.09 345
55 제1시집 중독---詩들의 병동에서 이월란 2008.05.09 329
54 제1시집 봄이 오는 소리 이월란 2008.05.09 336
53 제1시집 호접몽(胡蝶夢) 이월란 2008.05.09 453
52 제1시집 수평선 이월란 2008.05.09 371
51 제1시집 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이월란 2008.05.09 385
50 제1시집 공사다발지역(工事多發地域) 이월란 2008.05.09 392
49 제1시집 고백 이월란 2008.05.09 318
48 제1시집 망부석 이월란 2008.05.09 318
47 제1시집 부음(訃音) 이월란 2008.05.09 428
46 제1시집 섬이 너를 부르거든 이월란 2008.05.09 336
45 제1시집 고엽 이월란 2008.05.09 268
44 제1시집 아름다운 비상(飛上) 이월란 2008.05.09 219
» 제1시집 침략자 이월란 2008.05.09 27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