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9
어제:
353
전체:
5,022,626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3:14

동대문

조회 수 485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대문


                                                            이 월란




밥벌이의 치열함이 한평 점포마다
살벌한 눈빛으로 앙상한 날개들을 진열해 놓은 종로 6가
운이, 재수가, 꿈이, 희망이, 저금통장이
깜찍하게 명품을 재연해 놓은 바느질 사이로
한뜸 한뜸 기워지고 있는 보물 제1호, 흥인문
반품이나 환불을 요구했다간 따귀 맞기 좋은 저자거리
흥정을 하며 쪽거울 앞에서 날개를 달아본 미시족
아무래도 샀다간 후회하지
쭈뼛 쭈뼛 돌아서는 눈치가 발갛게 달아오르고
흔쾌히 지갑을 열어주지 못한 죄로 뒷덜미가 후끈할 때
김치찌개 뜨던 숟가락 양은쟁반에 내동댕이치며
<재수 없어>란 말도 아까워 입안으로 삼킨 새파란 주인아가씨
똥물 튀긴 표정으로 아침식사도 끝내기 전에
마수걸이를 망쳐놓은 용서받지 못할 악귀의 뒤태에
소금병을 들고 한움큼 뿌리는 곳
저 날개를 달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을까
나비들이 떼를 지어 쫓아올까
원가 들먹이는 밑지는 장사 입으로만 하다 새우잠을 자기도 하는
한평 인생족들이 오늘도 꽉다문 지갑의
악귀들을 부르고 있는 흥인지문
                  

                                                           2007-06-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 제1시집 핑계 이월란 2008.05.09 320
21 제1시집 골목길 이월란 2008.05.09 311
20 제1시집 부를 수 없는 이름 이월란 2008.05.08 402
19 제1시집 이월란 2008.05.08 390
18 제1시집 무통분만실 이월란 2008.05.08 444
17 제1시집 연(鳶) 이월란 2008.05.08 361
16 제1시집 봄의 넋 이월란 2008.05.08 389
15 제1시집 울초 이월란 2008.05.08 450
14 제1시집 질투 이월란 2008.05.08 381
13 제1시집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이월란 2008.05.08 399
12 제1시집 마음의 거리(距離) 이월란 2008.05.08 484
11 제1시집 사명(使命) 이월란 2008.05.07 412
10 제1시집 바람이 머물다 간 자리 이월란 2008.05.07 544
9 제1시집 탑돌이 이월란 2008.05.07 412
8 제1시집 한글교실 이월란 2008.05.07 441
7 제1시집 잔풀나기 이월란 2008.05.07 570
6 제1시집 푸쉬킨에게 이월란 2008.05.07 510
5 제1시집 별리동네 이월란 2008.05.07 446
4 제1시집 그대 내게 다시 올 때에 이월란 2008.05.07 702
3 제1시집 장대비 이월란 2008.05.07 52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