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44
어제:
183
전체:
5,020,585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3:14

동대문

조회 수 485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대문


                                                            이 월란




밥벌이의 치열함이 한평 점포마다
살벌한 눈빛으로 앙상한 날개들을 진열해 놓은 종로 6가
운이, 재수가, 꿈이, 희망이, 저금통장이
깜찍하게 명품을 재연해 놓은 바느질 사이로
한뜸 한뜸 기워지고 있는 보물 제1호, 흥인문
반품이나 환불을 요구했다간 따귀 맞기 좋은 저자거리
흥정을 하며 쪽거울 앞에서 날개를 달아본 미시족
아무래도 샀다간 후회하지
쭈뼛 쭈뼛 돌아서는 눈치가 발갛게 달아오르고
흔쾌히 지갑을 열어주지 못한 죄로 뒷덜미가 후끈할 때
김치찌개 뜨던 숟가락 양은쟁반에 내동댕이치며
<재수 없어>란 말도 아까워 입안으로 삼킨 새파란 주인아가씨
똥물 튀긴 표정으로 아침식사도 끝내기 전에
마수걸이를 망쳐놓은 용서받지 못할 악귀의 뒤태에
소금병을 들고 한움큼 뿌리는 곳
저 날개를 달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을까
나비들이 떼를 지어 쫓아올까
원가 들먹이는 밑지는 장사 입으로만 하다 새우잠을 자기도 하는
한평 인생족들이 오늘도 꽉다문 지갑의
악귀들을 부르고 있는 흥인지문
                  

                                                           2007-06-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 제1시집 호접몽(胡蝶夢) 이월란 2008.05.09 453
81 제1시집 현실과 그리움의 경계 이월란 2008.05.08 399
80 제1시집 해빙기(解氷期) 이월란 2008.05.09 345
79 제1시집 한글교실 이월란 2008.05.07 441
78 제1시집 핑계 이월란 2008.05.09 320
77 제1시집 플라네타륨의 꽃 이월란 2008.05.09 294
76 제1시집 푸쉬킨에게 이월란 2008.05.07 510
75 제1시집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5.09 344
74 제1시집 파일, 전송 중 이월란 2008.05.09 369
73 제1시집 파도 이월란 2008.05.09 292
72 제1시집 탑돌이 이월란 2008.05.07 412
71 제1시집 침략자 이월란 2008.05.09 271
70 제1시집 질투 이월란 2008.05.08 381
69 제1시집 증언----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이월란 2008.05.09 394
68 제1시집 중신(中身)의 세월 이월란 2008.05.09 294
67 제1시집 중독---詩들의 병동에서 이월란 2008.05.09 329
66 제1시집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월란 2008.05.09 321
65 제1시집 장대비 이월란 2008.05.07 527
64 제1시집 잔풀나기 이월란 2008.05.07 570
63 제1시집 의족(義足) 이월란 2008.05.07 52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