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2
어제:
290
전체:
5,023,235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8.09 13:19

조회 수 236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 월란



어젯밤 분명 들어왔었는데 밤새 그림자도 볼 수 없어 몽유의 꿈속을 돌아다녔다
새벽을 열고 외로움의 목발 똑똑 짚으며, 막차를 떠나보낸 미련없음으로
추억 펄럭이는 치맛자락 문틈에 찢어 남기고 비정하게 구르는 화륜 밖으로 나왔다
들어오고 또 나가는 이 비속한 몸의 통로를, 열어야만 하는 소통의 관문을


문은 절망의 출입을 기억하고 있지 않다, 고통의 지문조차 쉬이 지워버린다
현란한 문구로 칠갑을 한 문고리는 반들반들 발바닥처럼 닳아빠지고, 열쇠를 잃어버려
바람 한 줄기 들어와 뚝딱뚝딱 집을 지어도 이젠 잠글 수 없다
단 한마디의 비명을 삐거덕, 습관처럼 빠져나가는 목덜미에 걸쳐 두고


허망한 취객이 되어 열고 또 열어도 또 다른 문, 방이 없다
왜소해지는 꿈의 그림자 잠시 드리워 둘 의자가 없다
넝쿨손 핏줄처럼 타고오르는 가슴 울타리, 설주 두 단 세워지고
위태로운 밀고자가 되어 다시 손을 뻗는다, 절망과의 밀회가 담긴 방이 있으리라
나를 넘을 수 없는 아득히 이어진 문지방 또 하나 넘고 나면
                                                          

                                                                                     2008-08-09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 제2시집 흔들리는집 / 서문 (오세영) file 이월란 2016.08.15 115
76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표4글, 시인의 말 file 이월란 2016.08.15 164
75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해설 (임헌영) file 이월란 2016.08.15 168
74 제2시집 흔들리는 집 3 이월란 2008.06.16 201
73 제2시집 노을 2 이월란 2008.06.26 204
72 제2시집 비손 이월란 2008.06.21 205
71 제2시집 가등 이월란 2008.05.10 206
70 제2시집 자해 이월란 2008.09.01 207
69 제2시집 통성기도 이월란 2008.05.10 212
68 제2시집 추월 이월란 2008.07.05 214
67 제2시집 분신 이월란 2008.08.13 217
66 제2시집 팥죽 이월란 2008.05.10 222
65 제2시집 외로움 벗기 이월란 2008.06.01 225
64 제2시집 사이클론 이월란 2008.05.10 226
63 제2시집 그리움의 제국 이월란 2008.06.17 227
62 제2시집 김칫독을 씻으며 이월란 2008.06.03 228
61 제2시집 동거 이월란 2008.08.12 235
60 제2시집 바다를 보고 온 사람 이월란 2008.05.10 236
» 제2시집 이월란 2008.08.09 236
58 제2시집 실종 이월란 2008.07.22 23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