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바다를 보고 온 사람

by 이월란 posted May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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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보고 온 사람


                                  이 월란



바다를 보고 왔다는 그 사람
바다처럼 말을 한다
철썩 철썩 삶이 아프다고

바다를 보고 왔다는 그 사람
가슴에서 바다냄새가 난다
쏴아 쏴아 해조음이 비리다고

침몰하는 배가 되어
침묵의 강으로 닿을 때마다
가슴 팬 짠물이
그렁그렁 고여 왔다고

너는 뭍이고 나는 바다라
해진 뭍의 언저리를
밀물처럼 자꾸만 쓰다듬으러 온다
썰물처럼 자꾸만 어루만지고 간다

바다를 보고 온 사람
섬 하나 데리고 왔다
              
                             2008-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