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8
어제:
276
전체:
5,028,762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7.22 12:57

실종

조회 수 238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실종



                                                                                                                                  
이 월란



허공의 비탈은 가파르다. 무엇인가 추락하고 있다. 대기층은 먹구름에 포위 당했고 늘 습한 곳만 찾아다니던 마음이 되려 빛이 되고픈 석음(夕陰) 같은 이 아침. 세상은 눅눅히 곰팡이 꽃만 피워도 비는 오지 않을 것이다. 건기의 사막은 비를 감당해 내지 못한다. 익사를 당하고 말 것이다. 실종 되고 말 것이다. 실종된 사막 위에서 사보텐의 가시들은 다시 잎이 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쉽게 잊어버리고 쉽게 돌아 선다. 실종신고는 거의 해결 되지 못할 골칫거리 일 뿐. 백야(白夜)같은 이 흐림의 실체. 박명의 거리에서 마침내 잎이 될 가느다란 가시 위에 잎무늬를 새긴다. 해는 행려의 목덜미를 낚아채는 서늘한 기운 뒤에서 칩거 중이다. 습한 오한이 는개처럼 밀려오면 씻겨내리지 못하는 세월의 잔재들이 어디 이것들 뿐이랴. 물냄새가 피어 오른다. 불꽃같은 기적의 심지들이 심어진 멧갓에는 벌목꾼들이 숨어 있다. 성체같은 사람들은 빛의 전령RNA처럼 경전을 외우고 선한 눈빛으로 천국열쇠의 각을 뜨고 있다. 우울과 절망의 경계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 만큼이나 가깝다. 환청 같은 빗소리 국경을 넘었고 사막은 실종되고 있다.  

                                                                                                                                
2008-07-2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 제2시집 밤비행기 이월란 2008.08.24 264
36 제2시집 바람의 길 4 이월란 2008.05.10 253
35 제2시집 바다를 보고 온 사람 이월란 2008.05.10 236
34 제2시집 미음드레 이월란 2008.05.10 394
33 제2시집 미망 (未忘) 이월란 2008.05.10 271
32 제2시집 물 위에 뜬 잠 1 이월란 2008.05.10 792
31 제2시집 문신 이월란 2008.05.10 348
30 제2시집 이월란 2008.08.09 236
29 제2시집 목소리 이월란 2008.05.10 252
28 제2시집 목걸이 이월란 2008.06.24 483
27 제2시집 모하비 이월란 2008.08.26 799
26 제2시집 로란 (LORAN) 이월란 2008.07.16 263
25 제2시집 등라(藤蘿) 이월란 2008.05.10 343
24 제2시집 동목(冬木) 이월란 2008.05.10 260
23 제2시집 동거 이월란 2008.08.12 235
22 제2시집 도망자 이월란 2008.05.10 243
21 제2시집 노을 2 이월란 2008.06.26 204
20 제2시집 노을 1 이월란 2008.05.10 309
19 제2시집 노안 이월란 2008.05.10 342
18 제2시집 넘어지는 세상 이월란 2008.05.19 41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