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6
어제:
305
전체:
4,974,372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8.09 13:19

조회 수 216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 월란



어젯밤 분명 들어왔었는데 밤새 그림자도 볼 수 없어 몽유의 꿈속을 돌아다녔다
새벽을 열고 외로움의 목발 똑똑 짚으며, 막차를 떠나보낸 미련없음으로
추억 펄럭이는 치맛자락 문틈에 찢어 남기고 비정하게 구르는 화륜 밖으로 나왔다
들어오고 또 나가는 이 비속한 몸의 통로를, 열어야만 하는 소통의 관문을


문은 절망의 출입을 기억하고 있지 않다, 고통의 지문조차 쉬이 지워버린다
현란한 문구로 칠갑을 한 문고리는 반들반들 발바닥처럼 닳아빠지고, 열쇠를 잃어버려
바람 한 줄기 들어와 뚝딱뚝딱 집을 지어도 이젠 잠글 수 없다
단 한마디의 비명을 삐거덕, 습관처럼 빠져나가는 목덜미에 걸쳐 두고


허망한 취객이 되어 열고 또 열어도 또 다른 문, 방이 없다
왜소해지는 꿈의 그림자 잠시 드리워 둘 의자가 없다
넝쿨손 핏줄처럼 타고오르는 가슴 울타리, 설주 두 단 세워지고
위태로운 밀고자가 되어 다시 손을 뻗는다, 절망과의 밀회가 담긴 방이 있으리라
나를 넘을 수 없는 아득히 이어진 문지방 또 하나 넘고 나면
                                                          

                                                                                     2008-08-09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 제2시집 모하비 이월란 2008.08.26 777
76 제2시집 물 위에 뜬 잠 1 이월란 2008.05.10 767
75 제2시집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5.10 666
74 제2시집 목걸이 이월란 2008.06.24 472
73 제2시집 미음드레 이월란 2008.05.10 383
72 제2시집 넘어지는 세상 이월란 2008.05.19 382
71 제2시집 가을나목 이월란 2008.05.10 360
70 제2시집 곱사등이 춤 이월란 2008.05.10 353
69 제2시집 꿈의 투사들이여 이월란 2008.05.10 340
68 제2시집 고요를 물고 날아간 새 이월란 2008.05.21 333
67 제2시집 등라(藤蘿) 이월란 2008.05.10 328
66 제2시집 붉은 남자 이월란 2008.07.04 328
65 제2시집 문신 이월란 2008.05.10 323
64 제2시집 홍하(紅霞)의 해빈 이월란 2008.07.08 321
63 제2시집 노안 이월란 2008.05.10 314
62 제2시집 쇼핑 이월란 2008.07.29 313
61 제2시집 사육 이월란 2008.05.10 301
60 제2시집 詩똥 이월란 2008.05.10 300
59 제2시집 입추 이월란 2008.08.08 298
58 제2시집 홍시 이월란 2008.05.10 29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