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8
어제:
276
전체:
5,028,662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8.13 13:29

분신

조회 수 217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분신(分身)


                                                              이 월란



나의 몸은 정확한 좌우대칭이었다.
아이 하나 낳고 나선 한쪽 귀퉁이 살점이 아이가 되었는지
휘청 휘청 한쪽으로 자꾸만 기울어졌다
아이 하나를 더 낳으면 다른 한쪽의 살점이 아이가 되어
평형을 되찾을까 하나를 더 낳았더니
달팽이관에 이상이 온 듯 같은 쪽으로 더 기울어졌다
휑하게 뚫린 틈새가 만져져 바람이 거센 날엔
시리다 못해 아리다
평형감각은 완전히 퇴화되었다
반고리관의 림프액은 이제 수평의 세월을 잊었다
자궁 속 아이들의 인자는 똑같아서 같은 부위의 살점만을
뜯어 먹고 자라는 것일까
아이들은 나만큼 자랐는데 빈 살집은 채워지지 않아
가끔씩 나를 주저앉히기도 한다
바람이 집을 지은 틈새가 가벼워지고 또 가벼워져
날아가려 한다, 자꾸만 날아가려 한다

                                                       2008-08-1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 제2시집 할러데이 편지 이월란 2008.08.31 257
36 제2시집 꿈꾸는 나무 이월란 2008.05.29 256
35 제2시집 바람의 길 4 이월란 2008.05.10 253
34 제2시집 아침의 이별 이월란 2008.06.12 253
33 제2시집 부메랑 이월란 2008.07.11 253
32 제2시집 목소리 이월란 2008.05.10 252
31 제2시집 가을짐승 이월란 2008.05.10 251
30 제2시집 꽃씨 이월란 2008.05.10 251
29 제2시집 봄의 가십 이월란 2008.05.10 250
28 제2시집 봄밤 이월란 2008.05.10 248
27 제2시집 탈놀이 이월란 2008.08.11 248
26 제2시집 휴거 이월란 2008.05.12 246
25 제2시집 숲길을 걸으면 이월란 2008.07.26 246
24 제2시집 비행정보 이월란 2008.05.10 245
23 제2시집 도망자 이월란 2008.05.10 243
22 제2시집 포효 이월란 2008.06.13 242
21 제2시집 그곳엔 장마 이월란 2008.06.18 241
20 제2시집 실종 이월란 2008.07.22 238
19 제2시집 바다를 보고 온 사람 이월란 2008.05.10 236
18 제2시집 이월란 2008.08.09 23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