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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08.10.08 14:42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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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이월란




새끼손가락 만한 여행용 향수병을 가지고 다녔다
여행을 얼마나 자주 간다고
여행지에서만 한 두 방울씩 뿌린다면
평생을 뿌리고도 남았을 양이었다
여행 중이던 어느 날
귓불 뒤에, 손목 위에, 맥박 따라 새겨두려 보니
작은 벨벳 주머니 속에서 뚜껑이 열려 있다
한 방울도 남지 않고 다 날아가 버렸다
어디로 간 것일까
누구의 맥박 위에서 훨훨 헤픈 날개를 풀었나
그 많은 향기들은

                                          200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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