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3
어제:
156
전체:
5,020,214

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10.11.24 05:19

함정이 없다

조회 수 451 추천 수 5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함정이 없다


이월란(2010/11)


전쟁의 유물처럼
어딘가에 지뢰가 숨어 있으리라 여겼다
적들의 교란은 통신망 밖에서 무사하여
한 치의 오차 위에서만 잠이 들고
종종 제한속도를 넘어버린 미친 질주로도
촘촘한 지뢰망으로부터 자유롭진 못하리라 여겼다
방금 출고된 신차처럼 매끈한 몸뚱이로도
무섭게 나뒹구는 날이 있으리라 여겼다
그리곤 어디론가 이송되리라 여겼고
적재유무만을 살피고 통과시켜버린
검문소의 허점이 눈앞에서 낱낱이 드러나는
날이 쉬이 있으리라 여겼다
일상의 평화를 악용한 심리전의 교묘한 술책이
목줄을 감아쥐는 날도 있으리라 여겼다
훈련 삼아 몇 명의 사상자가 나기도 하리라
그리곤 절벽 아래서 수직의 높이를 끝도 없이
타고 오르는 그런 것이라, 여기기도 했던 것인데
하, 단조롭기 짝이 없다, 사는 것이
새겨 보건데, 옹졸하기 짝이 없는 것이기도 하여서
높은 적중률로 불티나게 팔리는
종합문제지와도 같은 것이어서
기존의 문제들이 지루하게 되풀이되는
해묵은 시험 같은 것이어서
맞추지 않아도 길이 되는 목숨 앞에
맑은 눈으로 응시하면 안개 속에서도 길이 나고
어둠 속에서도 동공이 먼저 알고 커지는
홑진 길이었다, 진정
함정은 없었다, 함정은 내가 만들어내고 있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8 제3시집 오래된 단서 / 표4글, 시인의 말 file 이월란 2016.08.15 89
57 제3시집 알래스카 1 이월란 2016.08.15 109
56 제3시집 오래된 단서 / 해설 (유성호) file 이월란 2016.08.15 111
55 제3시집 저녁의 내력 이월란 2015.03.30 163
54 제3시집 경매 이월란 2015.03.30 184
53 제3시집 세월 이월란 2008.10.08 212
52 제3시집 세월 2 이월란 2008.10.20 212
51 제3시집 유고시집 이월란 2008.11.20 245
50 제3시집 개 같은 4 (견공시리즈 124) 이월란 2012.08.17 245
49 제3시집 첫 키스 이월란 2009.02.08 253
48 제3시집 이 남자 2 이월란 2012.04.10 259
47 제3시집 詩멀미 이월란 2009.01.15 269
46 제3시집 거래 이월란 2009.04.17 306
45 제3시집 할로윈 이월란 2009.10.21 309
44 제3시집 가을 학기 이월란 2013.05.24 311
43 제3시집 새 4 이월란 2010.11.24 312
42 제3시집 나는 취소되고 있다 이월란 2009.06.17 317
41 제3시집 노을 3 이월란 2012.01.17 322
40 제3시집 변경 이월란 2012.05.19 324
39 제3시집 요가 이월란 2014.08.25 33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